필리핀 내 한국 만화·웹툰 전시(K-Comics World Tour)
한국 대중문화 인기는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드라마와 음악 분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콘텐츠 전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난 6월 27일, 네이버웹툰이 미국 증권시장(NASDAQ)에 상장됐다. 나스닥에 상장된 웹툰엔터테인먼트는 2016년 미국에 설립된 네이버웹툰 본사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현재 150개국에서 웹툰 플랫폼을 운영 중에 있다. 원래 외국에서 인터넷 만화를 통칭하는 단어는 ‘웹코믹(Webcomic)’이었으나 한국에서 디지털 만화 형식을 지칭하는 말로 인터넷을 뜻하는 ‘웹(Web)’과 만화를 뜻하는 ‘카툰(Cartoon)’을 합성한 ‘웹툰(Webtoon)’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웹툰’은 ‘웹코믹’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으며, 2010년대에 네이버, 카카오, NHN이 해외로 진출하면서 유톰망이 확대되고 있다. 2021년 47억달러였던 웹툰 시장 규모는 2030년에는 60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웹툰과 관련하여 올해 1월 18일 발표된 ‘2023 웹툰 실태조사(사업체·작가)’를 보면 2022년 웹툽 산업 매출액은 1조 8290억원으로, 2021년 1조5660억원 대비 16.8% 증가했다. 2022년 웹툰 플랫폼 기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36.8% 증가한 1조1277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2022년 웹툰 업계는 평균 21개 작품을 해외에 수출했으며, 수출액 평균은 약 63억원(약 470만 달러)였으며, 국가별로는 일본(45.6%) 비중이 가장 높았고, 뒤를 이어 중화권(14%), 북미(13.5), 아세안(12.7%) 순이었다. 한국 웹툰 플랫폼·제작사 등의 해외 진출을 위해 가장 지원이 필요한 사항으로 통역 및 번역 지원(53.9%), 해외 바이어·유통사와의 네트워크 구축(46.7%), 해외시장 조사 및 시장정보 제공(41.8%), 해외 마케팅 전문 인력 양성 및 지원(38.2%) 순으로 나타났다. 2022년 한국 웹툰 수출 규모는 1억 달러를 넘어섰고, 유통망 확대와 함께 현지 작가들도 웹툰을 그리고 있어 한국 작가만이 아니라 국적이 다양한 작가들이 웹툰 업계에 참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는 지난 6월 20일, 아세안 4개국과 유럽 2개국 등 총 6개국에서 ‘한국 만화·웹툰 전시(K-Comics World Tour)’가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각국 재외 한국문화원과 공동으로 진행되며, 필리핀을 시작으로 9월 베트남·인도네시아·벨기에, 10월 이탈리아, 11월에는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다. 필리핀 전시는 6월 21일부터 8월 10일까지 메트로폴리탄미술관(Metropolitan Museum of Manila)에서 무료로 진행되고 있다. 필리핀 전시는 <김 비서가 왜 그럴까>와 <옷소매 붉은 끝동>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2018년 한국에서 드라마로 제작됐던 <김 비서가 왜 그럴까> 는 필리핀에서 올해 3월 드라마로 다시 제작되어 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뷰》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역시 2021년 한국에서 드라마로 제작된 <옷소매 붉은 끝동> 역시 한국적인 전통미를 묘사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이번 필리핀 전시에는 <김 비서가 왜 그럴까>에 등장하는 공간인 부회장실과 비서실을 재현했으며, <옷소매 붉은 끝동> 작화를 담당한 조혜승 작가는 전시회가 시작되는 21일 이야기 콘서트와 만화 그리기 워크숍을 통해 필리핀 웹툰 팬들과 만나기도 했다.
온라인 만화인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 제작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김 비서가 왜 그럴까>는 국내만이 아니라 필리핀에서도 드라마로 제작되어 많은 인기를 끌었다. 2017년 한국에서 데뷔한 필리핀 국적 배우 조이스 구아라가 출연한 <여신강림>부터 <스위트홈>, <치즈인더트랩>, <무빙>, <이번 생도 잘 부탁해>, <마스크 걸>, <비질란테>, <국민사형투표> 등은 웹툰만이 아니라 이후에 제작된 드라마들도 필리핀에서 인기를 끌었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는 웹툰 장면들과 웹툰에 등장하는 장소를 체험할 수 있도록 재현된 공간이 포함되어 있으며, 방문객들에게는 준비된 의상을 입고 주인공이 되어보는 경험을 통해 웹툰을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이는 OSMU 또는 SSMU(One Source Multi Use 또는 Single Source Multi Use) 전략 중 하나로, OSMU(또는 SSMU)는 드라마나 웹툰 등 이미 제작된 콘텐츠를 다양한 형태로 가공하여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지난 2003년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은 2003년 연차보고서를 통해 OSMU를 “우수한 기획을 통해 제작된 1차 콘텐츠를 시장에 성장시킨 후 재투자 및 라이선스를 통해 2차, 3차 콘텐츠로 발전시키는 전략”으로 정의하기도 했다.
웹툰 대중화와 관련하여 주필리핀한국문화원은 작년 6월 1일부터 3일까지 ‘멘토를 만나다(Meet the Mentor)’ 워크숍을 열어 2009년부터 연재 중인 웹툰 <놓지마 정신줄> 나승훈 작가와 함께 했다. 나승훈 작가는 웹툰 역사와 배경에 대한 설명과 함께 라살 산베닐 대학(De La Salle-College of Saint Benilde) 학생을 대상으로 글 없이 그림으로 내용을 전달하는 법도 강의했다. 아울러 마지막 날인 6월 3일에는 마닐라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열린 필리핀 북 페스티벌(Philippine Book Festival)을 통해 웹툰 국내외 현황 등을 필리핀 독자들과 웹툰 작가 지망생들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나승훈 작가는 웹툰 작가 지망생들에게 “아직 개인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있으니 여러분도 도전해보기를 바란다”며 격려하기도 했으며, “필리핀 독자들은 왜 공포물을 좋아하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필리핀 웹툰 시장에 대한 관심도 표명했다. 참가자들 역시 나승훈 작가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며 한국 웹툰에 대한 큰 관심을 보였다.
한편 이번 전시가 진행되고 있는 메트로폴리탄미술관(현재 The M)은 1976년 개관한 필리핀을 대표하는 현대 미술관으로, 개관 46주년이 되던 지난 2022년 말라떼에서 보니파시오 지역으로 이전했다. 이전 후 새롭게 개관한 미술관이 처음 선보인 전시회는 바로 한국 전통 모자에 관한 것이었다. 2022년 10월 21일부터 11월 30일까지 <꾸밈, 모자로 전하다(Korea, A Land of Hats)> 전시가 진행됐었다. 이 전시는 주필리핀한국문화원이 코리아나화장박물관, 마닐라메트로폴리탄미술관과 공동으로 기획하여 전시했으며, 해당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의 <트래블링 코리안 아츠(Traveling Korean Arts)>사업에 선정된 해외 순회 프로그램이었다. 회화, 미디어아트, 설치미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약 150점에 달하는 작품을 선보였다. 다양한 모자를 성별, 나이, 용도에 따라 구분하여 전시해 한국 전통 문화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필리핀에서 <해를 품은 달>,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 <구르미 그린 달빛> 등과 사극 드라마도 상당히 인기가 있었기에 한국 전통에 관심이 많은 필리핀 관람객들이 많이 찾기도 했다.
참고자료
-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031814200003922
- https://www.kocis.go.kr/kocc/view.do?seq=1045059&page=1&pageSize=10&photoPageSize=6&totalCount=0&searchType=menu0023&searchText=
- https://welcon.kocca.kr/ko/info/trend/1953377
- https://mb.com.ph/2024/6/13/kcc-unveils-events-for-june-july-k-comics-world-tour-k-drama-ost-concert
- https://www.philstar.com/entertainment/korean-wave/2024/06/28/2366246/korean-exhibit-manila-send-postcards-crushes-k-idols-free
- https://m.g-enews.com/article/ICT/2024/07/20240701141814494ea588b1547_1
- https://metmuseum.ph/
- https://phil.korean-culture.org/ko/343/board/154/read/1305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