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뉴스와 통계

필리핀에서 여전히 인기인 삼겹살

heliconia 2024. 7. 1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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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 동안 필리핀 내에 한국 대중문화가 확산되면서 한식당 역시 필리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필리핀을 가장 많이 찾는 외국인이 한국인이기에 한식은 그러한 여행객을 중심으로 판매됐지만 이제는 한국 식당에서 찾는 필리핀 손님도 많다. 한국 식당에서만이 아니라 한국 식료품 가게, 더 나아가 필리핀 내 일반 마트에서 한국 식재료를 구입하는 필리핀인들도 흔하게 볼 수 있다. 필리핀 인류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아르넬 호벤(Arnel E. Joven) 교수는 필리핀 내 한식 열기는 2003년부터 시작됐으며, 한국 드라마 유행 및 K-pop 팬덤을 통해 지난 20년 동안 그 인기가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 필리핀에서 한식을 파는 한국 식당은 언제 처음 등장했을까? 《GMA Network》에 따르면 1960년대 마닐라에서 인삼을 판매하던 조상복(Cho Sang Bok) 씨가 문을 연 ‘코리안 하우스(Korean House)’가 필리핀 내 첫 한국 식당이라고 한다.

필리핀 내 첫 한국 식당은 1960년대에 등장했지만 한국 식당이 늘어난 것은 그로부터 50년도 더 지난 후였다. 한식진흥원 「2017 글로벌 한식당 현황조사」에 따르면 2017년 필리핀 내 한식당은 234곳으로, 2009년 7곳과 비교할 때 3343%나 늘어 대만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편 경영 지원을 전문으로 하는 렌테크 디지털(Rentech Digital)에 따르면 올해 6월 15일 기준 필리핀 내에는 한식당 2396개가 검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과 비교할 때 10배 이상 증가한 것이며, 이런 인기는 필리핀인들이 즐겁게 시청한 여러 한국 드라마 덕분으로 풀이된다. <내 이름은 김삼순>, <커피프린스 1호점>, <식샤를 합시다 2>, <응답하라 1988>, <역도요정 김복주>, <쌈 마이웨이>  등과 같은 한국 드라마에는 삼겹살과 김치를 구워 먹는 장면이 자주 등장했고 필리핀 시청자들은 이를 보고 자연스럽게 한국 식당을 찾게 됐다. 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실내에 머무는 기간이 많았던 지난 2여년 동안에도 한식 인기는 계속됐다. 필리핀 사람들은 식당에 갈 수 없으니 집에서 먹기 위해 구이판과 휴대용 그릴을 구입했으며, 삼겹살과 함께 먹기 위해 한국 마트에 가서 쌈장, 참기름, 김치 등을 구매하기도 했다.

한식당 중에서도 특히 삼겹살 뷔페를 파는 식당이 가장 인기가 높다. 그 결과 필리핀 내 쇼핑몰과 상가에서는 한국식 무제한 삼겹살을 파는 식당을 쉽게 볼 수 있게 됐으며, 가장 이른 2012년 첫 매장을 열고 영업을 시작한 ‘삼겹살라맛(SamgyupSalamat)’은 2024년 5월 기준 66개 매장을 운영 중에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삼겹살라맛(SamgyupSalamat)’감사합니다’라는 뜻인 살라맛’과 맛있다’라는 뜻인 마사랍’을 합성한 것이다. 2017년에 진출한 ‘낭만돼지(Romantic Baboy)’ 역시 2024년 5월 기준 42개 지점을 운영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낭만돼지’는 필리핀 세븐일레븐과 협업하여 치즈가 들어간 삼겹살 도시락과 비빔밥 도시락 등도 필리핀 내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필리핀에서 한인이 운영하는 삼겹살 전문 식당은 셀 수도 없으며, 20개 이상 지점을 운영 중인 ‘삼겹마사랍(SamgyeopMasarap)’처럼 필리핀인이 운영하는 고깃집 프랜차이즈도 있다. ‘삼겹마사랍’은 부동산 개발이 가업인 집안에서 태어난 사장(Marwin Mangio)이 한식에 대한 관심으로 창업하여 운영하고 있는 프랜차이즈다.

지난해 농수산물 식품 수출은 12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이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작년 기준 필리핀 라면 시장 규모는 약 2억 7000만 달러였고, 그 가운데 한국 라면은 13.7%에 상당하는 약 3700만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2022년 대한상공회의소와 경희대 H&T 애널리틱스센터 분석에 따르면 한식산업은 연간 23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해외에서 한식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는 경우 해당 국가에 있는 한식당 매출만이 아니라 식품 관련 기업 매출도 증가하게 된다. 또한 국산 식재료 및 농식품 수출 증가를 통해 국내 소득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한 문화적 영향과 미래 성장 잠재력은 수치로 표현하기 어려운 요소이지만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할 때 삼겹살, 더 나아가 한식에 대한 경제적 가치와 문화적 가치는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식을 즐기는 모습이 등장할수록 관련 산업도 성장할 수 있으며, 그런 맥락에서 한국 음식 문화 및 경제적 가치는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참고자료
- https://serdef.org/2019/09/marwin-mangio-bbq-is-his-business/
- https://www.gmanetwork.com/news/lifestyle/food/760977/explaining-the-filipinos-k-foodies-phenomenon/story/
- https://www.wheninmanila.com/samgyup-craze-in-the-philippines/
- https://www.bria.com.ph/articles/samgyeopsal-popularity-in-the-philippines/#:~:text=Brought%20by%20these%20Korean%20Dramas,millennials%20and%20the%20younger%20crowd
- https://www.yna.co.kr/view/AKR20240122098300030
- https://www.hansik.or.kr/board/im/list/338?menuSn=484&curYear=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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