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영화관 현황과 지원 정책(슬랑오르와 페낭)

말레이시아는 1957년에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다. 처음에는 말레이 반도만으로 말레이시아가 성립됐으나, 1963년에 싱가포르와 동말레이시아에 있는 사바와 사라왁이 연방에 합류했다. 이후 1965년 싱가포르가 연방에서 탈퇴하면서 현재와 같은 말레이시아가 성립됐다. 이렇게 성립된 말레이시아는 연방제 국가이기에 연방정부 정책 대신 지역 자치단체에 따라 다른 정책이 운영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운영되는 지역 별로 다른 정책 가운데에는 영화 산업과 관련된 부분도 있다. 말레이시아 지방정부는 지역에 따라 다른 영화관 운영 방식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대중이 밀집되는 장소를 기피하고, 넷플릭스와 같은 OTT가 일상화되면서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줄었다. 이를 반영하듯 말레이시아 최대 복합상영관 체인 골든스크린시네마는 2024년부터 수도권인 클랑벨리(Klang Valley) 지역 쇼핑몰에 입점한 상영관 수를 줄이겠다고 발표했고, 대형 쇼핑센터에 입점한 MBO 시네마 쁘딸링자야 지점은 2024년 6월 30일 날짜로 폐쇄를 단행했다.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 지역에 있는 말레이시아 내 대형 영화관 운영사들이 상영관을 줄이고 있다는 것은 관련 업계 운영에 재정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 위치한 영화관 역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에 위치한 대형 복합 상영관 체인들이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는 것과 달리, 관객이 적게 찾는 지역에 위치한 상영관들은 그 명맥을 이어가는 것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영화표에 부과하는 오락세(Entertainment Tax)를 기존 25%에서 10%로 인하했지만 이는 수도권인 슬랑오르와 연방직할구(쿠알라룸푸르, 뿌뜨라자야, 라부안)에 한정해 기타 지역에 있는 상영관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지방정부는 지역 상황에 맞게 상영관에 지원하고 있다. 2024년 7월 18일 기준 말레이시아 영화진흥위원회(FINAS)가 제공한 영화산업정보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영화관 수는 164개로 2020년과 비교해 2개 감소했다.

1) 슬랑오르(Selangor)
슬랑오르에는 말레이시아 내 가장 많은 영화관이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영향으로 영화 산업에 문제가 생기면서 슬랑오르주정부는 기존 25%였던 오락세를 일시적으로 감면 조치했다. 말레이시아 영화관협회(Malaysian Association of Film Exhibitors, MAFE)에 따르면 2021년 슬랑오르 내 영화관 업계 손실액은 8000만링깃(한화 약 237억)이다. 2021년 영업 이익은 4500만링깃(한화 약 133억)으로 이는 2020년 85%나 감소한 것이다. 2022년 슬랑오르주 감사보고서(The Auditor-General’s Report 2022)에 따르면 영화관 세금 미납으로 인한 국고 손실은 53만링깃(한화 약 1억 5700만원)이었다. 슬랑오르주정부는 영화관 업계에 세금 부담을 덜기 위해 2021년 기존 25%이던 오락세를 감면했으며, 2021년 12월 기준 오락세 감면 조치로 업계는 5000만 링깃(한화 약 148억)에 달하는 세부담을 덜은 것으로 추산된다.

2) 페낭(Penang)
페낭 내 유명 영화관 중 하나는 1926년에 설립된 ‘마제스틱 극장(Majestic Theatre)’이다. 당초 공연 전문 극장(Shanghai Sound Theatre)로 문을 열었지만 1970년대부터는 영화를 상영했다. 시대 변화와 함께 영화관은 변화를 겪었고, 싱가포르 회사가 인수한 이후 대대적인 변경을 통해 결혼식장으로 거듭났다. ‘마제스틱 극장’만이 아니라 페낭 내 많은 단관 개봉관들이 문을 닫았다. 이에 페낭주정부는 기업과 손을 잡고 문 닫은 상영관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했다. 앞서 언급한 마제스틱 극장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념하는 지역 문화축제인 조지타운 페스티벌 공연장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1938년 개관한 렉스 시네마(Rex Cinema)는 1000석 이상이 있던 말레이시아 최대 규모 영화관이었다. 렉스 시네마는 2000년대 초까지 운영되다가 문을 닫고 가구점으로 탈바꿈했다. 렉스 시네마가 자리하고 있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지역 밖에 있기에 철거 대상이 됐다. 2013년, 페낭주정부는 렉스 시네마 포함 2508개 건물을 ‘건축유산목록(Built Heritage Inventory)’에 포함하여, 역사적 보존가치가 높은 영화관을 보존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페낭주정부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침체된 문화예술산업을 진흥을 위해 2021년 4월부터 12월까지 영화관 오락세를 면제하기도 했다.
참고자료
- https://www.homeanddecor.com.sg/design/news/a-new-heritage-landmark-in-penang-the-restored-majestic-penang-theatre
- https://www.nationthailand.com/life/30277208
- https://dorislimwrites.medium.com/memories-of-penang-golden-cinema-era-6f111a0ed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