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9. 08:00ㆍ필리핀/뉴스와 통계

지난 8월 6일, 고용노동부와 서울시가 협력하여 시행하는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과 관련 필리핀에서 100명이 입국했다.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은 내년 2월 말까지 진행될 예정으로, 입국한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은 전문성 향상을 위해 4주 160시간 특화교육을 이수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은 ▲안전보건 및 기초생활법률 ▲성희롱예방교육 ▲아이돌봄·가사관리 직무교육 ▲한국어·생활문화교육 등을 받았다. 이어서 9월 3일부터 가사관리사 100명이 서울 시내 142가정을 대상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선정된 142가정 가운데 맞벌이 가정은 전체 81%인 115가정이었고, 뒤를 이어 임신부 12가정(8.5%), 다자녀 11가정(7.7%), 한부모 4가정(2.8%) 순이었다. 고용노동부 지침에 따르면, 가사관리사 업무는 원칙적으로 ‘아이돌봄’에 한정되지만, ‘동거가족에 대한 부수적인 가사 업무’도 허용했다. 이에 따라 현장에서는 가사관리사 업무 범위 적용에 대한 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거가족에 대한 부수적인 가사 업무’에 관한 내용을 보면 ‘6시간 이상 가사관리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어른 옷 세탁과 어른 식기 설거지, 단순 물청소 위주 욕실 청소 등도 가능하다’고 되어 있다. 해당 내용으로 볼 때 6시간 이하로 고용하면 동거가족에 대한 부수적인 가사 업무 적용이 불가하며, 그 이상 고용해도 단순 물청소가 어느 선까지인지 등 업무 범위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다. 예를 들어 ‘아이돌봄’ 과정에서 10세 아동을 위해 조리한 음식을 동거하고 있는 어른에게 제공하는 경우가 업무 범위 안에 포함되는지 등 사례에 따라 모호한 지점이 있어 가사관리사와 고용주 사이 갈등이 예상된다. 또한 외국인 가사관리사 급여는 월 238만원(일 8시간 근무 기준)으로 책정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가구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받고 있다. 한편 가사관리사 인권 침해 및 계약 종류 후 불법 체류 등에 대해서도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필리핀 언론들 가운데에서는 《GMA Network》과 정부 산하 《Philippines News Agency》가 가장 이른 작년 10월 4일에 관련 소식을 전했다. 《GMA Network》 는 한국 정부가 필리핀 출신 가사관리사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고, 《Philippines News Agency》는 주필리핀 이상화 대사 발언을 인용하여 필리핀 가사관리사 한국 취업에 대해 양국이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올해 5월 3일 정부 산하 《Philippines News Agency》는 가사관리사 100명 선발 소식과 함께 접수 기간, 자격 요건 및 시험 등에 대해 보도했다. 같은 날 《 Daily Tribune》 역시 필리핀 이주노동자부(DMW) 소식을 인용하여 가사관리사 100명을 한국으로 보내는 시범사업이 시작된다는 소식을 전했다. 신문사는 가사관리사 업무 내용 등과 함께 양국이 노동 협력을 꾀하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수교 75주년을 맞은 양국이 노동 협력을 통해 우호 관계 증진을 도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GMA Network》는 5월 5일에 가사관리사 100명 한국 파송이라는 내용으로 보도를 했으며, 하루 뒤인 6일 《The Philippines Star Life》 역시 한국행 가사관리사 선발 기준에 대한 기사를 작성했다. 해당 매체는 접수일 기준 24~38세 사이 여성만 지원 가능하며, 지원자는 한국어 시험, 건강검진, 영어면접 및 체력검사를 통과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9일 《The Philippine Star》는 9일과 10일 이틀 동안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한국으로 파견될 가사관리사 지원 서류 접수에 대한 소식을 내놓았다. 상기 언급된 언론 이외에도 많은 필리핀 언론들이 한국으로 가게 될 가사관리사 관련 기사를 연달아 보도했다. 인구 약 10%에 해당하는 1000만명이 해외에서 근로하고 있는 필리핀 현실을 볼 때 해외 일자리에 대한 필리핀인들 관심이 높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기에 한국으로 가는 첫 번째 가사관리사 선발 관련 기사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접수일 이후로는 필리핀 언론에서 한국행 가사관리사 선발 관련 기사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이와는 달리 한국 언론은 지난 8월부터 9월 초까지 다양한 필리핀 가사관리사 관련 기사를 쏟아냈다. 해당 기사들은 필리핀 가사관리사 도착부터 급여, 업무 영역 및 향후 비자 관련 문제까지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반면에 필리핀에서는 8월 6일에 《The Philippines Star Life》가 작성한 한국 파송 필리핀 가사관리사 환송식 기사만이 눈에 띌 뿐이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에 대한 기사는 필리핀 언론이 아니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그리고 홍콩 언론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말레이시아 《The Star》는 한국발 기사를 인용하여 한국은 아시아에서 외국 가사노동자들에게 가장 높은 급여를 지급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싱가포르 《The Straits Times》는 한국 근무 필리핀 가사관리사 월급여는 일본(20만엔)보다 많고,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 받는 급여보다 4배가량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South China Morning Post》 역시 한국발 기사를 인용하여 필리핀 가사관리사 관련 기사를 작성했다. 해당 매체는 싱가포르와 홍콩은 가사관리사에게 월 360~580달러 사이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금전적인 이유만이 아니라 한국문화와 한국생활에 대한 동경 때문에 가사관리사에 지원한 필리핀 여성 이야기도 실었다. 매체는 또한 현재 대만 내 외국인 가사노동자 최저임금은 2만 대만달러(약 83만원)이며, 홍콩은 작년 9월 가사노동자 최저임금을 4870 홍콩달러(약 83만원)로 인상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언론들은 모두 한국 내 가사관리사 급여가 아시아 최고 수준임을 강조하고 있었다. 한편 해외 파송 가사관리사 급여와 관련하여 필리핀 이주근로자부는 최소 월급여를 400달러로 책정한 바 있으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모두 해당 기준을 준수하는 선에서 매달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싱가포르 《Channel NewsAsia》는 모호한 직무 설명, 임금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필리핀 가사노동자 고용 시범사업에 난관이 많다는 기사를 작성했다. 해당 언론은 내년 2월 말까지 진행되는 이번 시범사업 성공 여부에 따라 내년에 필리핀 가사관리사 500명이 추가로 한국에 도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시는 시범사업 결과에 따라 2028년까지 최대 1000명에 달하는 필리핀 가사관리사를 도입할 계획이다. 작년 12월 기준, 싱가포르에는 286,300명에 달하는 가사관리사가 있다. 싱가포르 가구 중 15.4%는 가사관리사를 고용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 가구 중 12%가 가사관리사를 두고 있다. 또한 올해 1월 기준, 가사관리사로 359,296명이 홍콩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55.6%인 201,104명이 필리핀 국적이며, 41.45%인 148,935명이 인도네시아 국적이다. 필리핀 국적 가사관리사 비율이 50%가 넘는 홍콩과 달리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는 인도네시아 국적 가사관리사가 절대적으로 많다.
국가별로 다수를 차지하는 가사관리사 국적은 다르지만 세 나라 모두 가사노동 상당 부분을 외국에서 온 가사관리사에 의존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기에 이들 모두 현재 한국에서 시행 중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추론된다. 한국에서 더 높은 급여를 받을 수 있다면 기존 세 나라를 향했던 가사관리사 중 일부는 행선지를 바꿀 가능성도 높다. 다시 말해 필리핀 국적 가사관리사 또는 인도네시아 국적 가사관리사 중 일부는 한국행을 선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한국에서 시행하는 해당 사업에 대해 필리핀 언론보다 3개국 언론이 더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그리고 홍콩 언론들과 달리 필리핀 언론들은 별다른 기사를 내놓고 있지 않다. 필리핀 정부는 해당 사업이 확대되어 더 많은 자국민 취업에 보탬이 되고 있기를 바라고 있는 상황이기에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는 기사는 아직 내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참고자료
- 《GMA Network》 (2023. 10. 4). South Korea interested in hiring more Pinoy caregivers, https://www.gmanetwork.com/news/pinoyabroad/content/884091/south-korea-interested-in-hiring-more-pinoy-caregivers/story/?amp
- 《Philippines News Agency》 (2023. 10. 4). South Korea wants to hire Filipino caregivers: envoy, https://www.pna.gov.ph/articles/1211098
- 《Philippines News Agency》 (2024. 5. 3). 100 caregivers wanted in South Korea, https://www.pna.gov.ph/articles/1223957
- 《 Daily Tribune》 (2024. 5. 3). 100 caregivers to be deployed in South Korea, https://tribune.net.ph/amp/story/2024/05/03/100-caregivers-to-be-deployed-in-south-korea
- 《GMA Network》 (2024. 5. 5). DMW: South Korea to hire 100 Pinay caregivers, https://www.gmanetwork.com/news/pinoyabroad/dispatch/905803/dmw-south-korea-to-hire-100-pinay-caregivers/story/#goog_rewarded
- 《The Philippines Star Life》 (2024. 5. 6). South Korea to hire 100 Pinoy caregivers—here's how to apply, https://philstarlife.com/news-and-views/412708-south-korea-to-hire-100-pinoy-caregivers-here-s-how-to-apply
- 《The Philippine Star》 (2024. 5. 9). DMW: 100 caregiver slots in South Korea open today, https://www.philstar.com/nation/2024/05/09/2353787/dmw-100-caregiver-slots-south-korea-open-today/amp/
- 《재외동포신문》 (2024. 8. 5). 필리핀 가사도우미 100명 국내 입국, https://www.dongpo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50526
- 《The Philippine Star》 (2024. 8. 6). South Korea opens doors to Pinoy caregivers, https://www.philstar.com/nation/2024/08/06/2375815/south-korea-opens-doors-pinoy-caregivers
- 《The Star》 (2024. 8. 16). Debate over wages among the teething problems as South Korea trials foreign caregiver programme, https://www.thestar.com.my/aseanplus/aseanplus-news/2024/08/16/debate-over-wages-among-the-teething-problems-as-south-korea-trials-foreign-caregiver-programme
- 《South China Morning Post》 (2024. 8. 16). For Filipino caregivers in South Korea, 30-hour week, up to U$1,750 monthly salary a draw, https://www.scmp.com/lifestyle/family-relationships/article/3274708/filipino-caregivers-south-korea-30-hour-week-u1750-monthly-salary-draw
- 《The Straits Times》 (2024. 8. 19). Debate over wages among the teething problems as S. Korea trials foreign caregiver programme, https://www.straitstimes.com/asia/east-asia/debate-over-wages-among-the-teething-problems-as-s-korea-trials-foreign-caregiver-programme
- 《Channel NewsAsia》 (2024. 8. 29). Vague job descriptions, wage concerns: Will South Korea’s pilot to hire Filipino domestic workers take off?, https://www.channelnewsasia.com/east-asia/south-korea-foreign-caregiver-pilot-filipino-domestic-worker-helper-wage-maids-4574346
- 《한겨레》 (2024. 9. 3). 필리핀 가사관리사 142가정에 투입…애매한 업무 범위 숙제, https://www.hani.co.kr/arti/area/area_general/1156754.html
- https://www.sunwebhk.com/2024/02/filipino-dh-population-in-hk-tops-200k.html
- https://www.dbs.com.sg/personal/articles/nav/financial-planning/cost-of-hiring-domestic-hel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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