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5. 15. 00:10ㆍ필리핀/행사

늘 더운 필리핀에서 시원함을 느끼고 싶다면 바기오(Baguio)를 찾으면 된다. ‘여름 수도(Summer Capital)’라고 불리는 바기오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필리핀 행정부가 이전하여 여름 동안 공무를 수행했던 도시이기도 하다. 서늘한 기후와 예술적 정취로 사랑받는 바기오가 지난 5월 9일부터 10일까지 양일간 한국 문화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주필리핀 한국문화원(KCC)이 필리핀 한인회 및 바기오 시청과 협력하여 개최한 ‘2026 코리아 페스티벌(Korea Festival 2026)’은 양국 사이 깊은 우호 관계를 재확인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2019년 ‘K-스트리트 페스티벌(K-Street Festival)'로 시작된 이래 매년 성장을 거듭해 온 ‘코리아 페스티벌’이 처음으로 북부 루손 지역 거점 도시인 바기오에서 열렸다. 주필리핀 한국문화원의 레야 부에나벤투라(Reya Buenaventura) 홍보 담당자는 “2022년부터 시작된 지역 순회 일환으로 다바오, 세부, 카가얀 데 오로를 거쳐 드디어 바기오에 도착했다”며,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고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지정된 바기오야말로 한국 문화를 알리기에 최적인 장소”라고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축제에서 주목할 점은 한국과 필리핀 양국 문화가 어우러진 ‘양방향 문화 교류’였다. SM 시티 바기오의 람바칸 드라이브(Rambakan Drive)에서 열린 축제 첫 무대를 장식한 수원국악협회는 한국을 대표하는 민요 <아리랑>을 연주하며 심금을 울렸다. 바기오를 찾은 서예가 김상철은 화려한 조명과 현대 무용이 결합된 라이브 서예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한국 문자의 조형미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대한태권도협회(KTA)가 보여준 박진감 넘치는 시범 역시 많은 갈채를 받았다.

바기오 코르디예라 대학교(UC)의 문화 예술단 ‘생 야 카사이(Saeng ya Kasay)’ 공연 역시 현장을 찾은 많은 이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이들은 칼링가(Kalinga) 지역 전통 무용을 선보이며 한국 예술단과 같은 무대에서 멋진 공연을 펼쳤다. 이는 단순히 한국 문화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넘어, 상호 문화유산을 존중하고 공유하는 축제의 본질을 잘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행사에 참석한 이상화 주필리핀 한국 대사는 이번 축제에 외교적인 무게감을 더했다. 이상화 대사는 “지난 3월 이재명 대통령의 국빈 방문과 함께 양국 간 체결된 문화협력양해각서 이후 이번 축제가 개최되어 더욱 뜻깊다”며, “아리랑은 이별뿐만 아니라 회복과 희망을 상징하는데, 이는 양국 국민이 공유하는 정서”라고 전했다. 이 대사는 2025년 기준 필리핀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130만 명이 넘으며, 필리핀 내 외국인 관광객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많은 한국인이 바기오를 고향이라 부르며 살고 있지만, 이번 축제는 필리핀 국민들을 위한 것”이라며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필리핀인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미라 파스 발데로사-아부바카르( Mira Paz Valderrosa Abubakar) 필리핀 관광부 차관보는 이번 축제가 관광과 문화 교류를 통해 공고해진 한국과 필리핀 사이 “지속적인 우정(enduring friendship)”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차관보는 또한 “관광은 단순히 목적지에 관한 것이 아니라 이해와 우정, 그리고 문화 교류에 관한 것(Tourism is not only about destinations but also about understanding, friendship, and cultural exchange)”이라고 강조했다.
벤자민 마갈롱(Benjamin Magalong) 바기오 시장은 “바기오가 유네스코(UNESCO) 공예 및 민속예술 분야 창의도시로 인정받은 도시인만큼, 이번 축제를 개최하게 된 것이 매우 적절하다”라고 평가하며 환영인사를 전했다. 마갈롱 시장은 “타 문화를 접하고 배울 수 있는 이러한 시도들을 언제나 환영한다”면서 “바기오 경제와 교육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한인 공동체 안전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 음식부터, 미용, 전통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등장했으며, 현지 시민들 역시 이에 뜨겁게 호응했다. 떡볶이와 김밥 등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을 앞세운 K-푸드 페어는 요리 시연과 시식 행사를 통해 한국적인 맛을 현지에 각인시켰으며, 한복 체험과 한글 팝아트, 양국 전통 놀이가 어우러진 문화 체험 존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로 가득했다. 아울러 K-뷰티와 영상 콘텐츠 전시가 시선을 사로잡은 가운데, 특히 2026년 필리핀의 아세안(ASEAN) 의장국 수임을 기념하여 마련된 특별 섹션을 통해 양국 사이 외교적 연대에 대해서도 주목할 수 있었다.

현지 언론인 《Inquirer》는 이번 행사에 대해 북부 지역 첫 개최 의의와 국빈 방문, 130만 관광객 지표 등을 제시하면서 북부 지역 첫 개최가 갖는 상징성을 부각했다. 《Rappler》는 바기오 선정 이유, 아세안 의장국 수임 기념 협력 그리고 대중문화를 넘어선 전통문화 전파를 언급하면서 지역 확장과 양방향 교류에 대해서 주목했다. 《Daily Tribune》은 한국 전통 예술과 코르디예라 지역 문화의 조화로운 공연 상세 묘사하고 아리랑을 통해 회복과 희망을 언급하면서 문화적 융합과 예술성에 비중을 두는 기사를 게재했다. 《Manila Times》는 바기오 내 한인 공동체 기여도에 대해서 조명했다.
바기오와 같이 수도권 이외에서 이루어지는 이러한 행사는 한국과 필리핀이 서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바기오는 한국인 어학연수생과 은퇴자가 거주하는 지역으로, 이러한 축제를 통해 현지 주민과 한국인 거주자 간 화합을 이끌어내고 관광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행사를 통해 양국은 정부 중심 외교를 넘어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고 공감하는 풀뿌리 문화 교류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바기오 번햄 공원과 세션 로드 등 도시 전체가 한국으로 물든 이번 이틀 동안 여정은 양국 관계가 경제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문화적 동반자로도 함께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참고자료
- 《Philippine News Agency》 (2019. 5. 28). Korean Cultural Center to host 1st 'K Street Festival' in BGC, https://www.pna.gov.ph/articles/1070785
- 《Daily Tribune》 (2026. 4. 25). Baguio in full K-color, https://tribune.net.ph/2026/04/24/baguio-in-full-k-color
- 《Manila Times》 (2026. 4. 27). K-culture lights up Baguio this May with 2026 Korea Festival, https://www.manilatimes.net/2026/04/27/expats-diplomats/k-culture-lights-up-baguio-this-may-with-2026-korea-festival/2328723
- 《Inquirer》 (2026. 5. 9). Korea Festival 2026 debuts in Baguio, highlights PH-Korea cultural ties, https://newsinfo.inquirer.net/2225939/korea-festival-2026-debuts-in-baguio-highlights-ph-korea-cultural-ties
- 《Daily Tribune》 (2026. 5. 10). Korean, Cordilleran cultures meet at SM City Baguio, https://tribune.net.ph/amp/story/2026/05/10/korean-cordilleran-cultures-meet-at-sm-city-baguio
- 《Rappler》 (2026. 5. 10). How Korea Festival 2026 brought Filipinos and Koreans closer together, https://mtbeacon.rappler.com/1003/how-korea-festival-2026-brought-filipinos-and-koreans-closer-together/
- 《 Manila Times》 (2026. 5. 12). Korea Festival in Baguio strengthens Filipino-Korean friendship, cultural ties, https://www.manilatimes.net/2026/05/12/regions/korea-festival-in-baguio-strengthens-filipino-korean-friendship-cultural-ties/2340923
- 주필리핀한국문화원, https://www.facebook.com/KoreanCulturalCenterPH/posts/lets-power-up-get-ready-for-a-full-k-culture-experience-as-we-bring-korea-festiv/1434454712041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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