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 10. 11:03ㆍ필리핀/뉴스와 통계
틱톡(Tik Tok)은 2023년 기준 사용자가 16억명이 넘으며, 2022년 대비 사용자가 5억명이 넘게 급증한 거대 플랫폼이다. 한때 미국 유니콘 기업 중에서 가장 가치가 높았던 우버를 제치고 기업가치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틱톡은 2022년 1분기 기준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안드로이드폰 기준, 중국 제외)이 23.6시간으로, 23.2시간을 기록한 유튜브, 19.4시간을 기록한 페이스북을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틱톡은 미국 10대 청소년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으며 찰리 디밀리오, 릴 허디, 애디슨 레이 등 틱톡을 통해 유명세를 얻은 이들도 많다. 틱톡이라는 단어는 1907년 미국에서 출판된 <오즈의 오즈마 공주(Ozma of Oz, 1907)>에 등장하는 태엽을 감아주면 움직이는 로봇 이름으로 세상에 처음 등장했다. 해당 소설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즈의 마법사(The Wonderful Wizard of Oz, 1900)> 3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로봇(Robot)’이라는 단어는 1920년으로 당시 체코슬로바키아 극작가 카렐 차페크(Karel Čapek)가 쓴 희곡 R.U.R. (Rosuum' s Universal Robots)에 처음 등장한 단어로, 틱톡은 로봇이라는 단어보다 13년 앞선 시점에 등장한 ‘초기형 로봇(prototype robot)’이라 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즈의 마법사>를 쓴 작가는 라이먼 프랭크 바움(Lyman Frank Baum)이다. 그는 <오즈의 마법사> 이후 후속작 집필 계획이 없었으나, 이후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독자들 요청이 많아 <오즈의 마법사> 포함 총 14편을 집필했다. 하지만 후속작들은 <오즈의 마법사>만큼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그가 사망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작품이 출간됐으며, 사망 이후 출간된 26권이 포함된 일명 ‘유명한 40권(The Famous Forty)’까지가 정식 오즈 이야기로 인정받고 있다.
한편 세계적으로 사용자가 많은 틱톡에 큰 복병이 등장했다. 올해 4월 23일, 미국 의회는 민주·공화 양당이 초당적인 협조를 통해 틱톡(Tik Tok) 모기업인 바이트댄스(ByteDance)가 360일 안에 틱톡 미국 내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서비스를 금지한다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법안 통과 하루 후인 4월 24일에 해당 법안에 서명했다. 틱톡은 15초~1시간 길이로 동영상을 제작·공유할 수 있는 동영상 플랫폼으로, 촬영한 다양한 효과와 배경 음악 등을 넣을 수 있다. 2016년 150개 국가 및 지역에서 75개 언어로 서비스를 시작했고, 한국에서는 2017년 11월부터 사용할 수 있었다. 미국 내 틱톡 사용 논란은 2020년 트럼프 정부 때 시작됐으며, 2022년 미국 의회는 2023년 예산 법안에 정부 내 모든 전자기기에서 틱톡 사용 금지 조항을 포함했다. 이에 따라 2023년 2월부터 연방정부 공무원은 휴대전화를 비롯한 컴퓨터와 태블릿 등 모든 전자기기에서 틱톡을 사용할 수 없게 됐으며, 정부와 계약을 맺고 있는 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역시 틱톡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중국과 마찰 중인 인도는 미국보다 앞선 지난 2020년에 틱톡과 함께 여러 중국산 앱 사용을 금지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은 2022년, “젊은이들이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도록”, 네팔 정부는 2023년 11월, “사회 조화에 해롭다”라는 이유로 틱톡을 금지했다. 2023년 2월 유럽연합 역시 보안을 이유로 공무원 틱톡 사용을 금지했으며, 노르웨이, 벨기에, 프랑스 그리고 폴란드 공무원들도 틱톡을 사용할 수 없다. 뉴질랜드·영국·캐나다·호주 역시 공무원들은 틱톡을 사용할 수 없으며, 대만 공무원들도 틱톡을 이용할 수 없다.
틱톡에 가입하려면 이름, 생년월일, 비밀번호, 이메일 주소와 휴대폰 번호 등 개인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이 밖에도 사용자 동의를 전제로 사용자 콘텐츠, 틱톡 내 메시지, 클립보드에 있는 텍스트 이미지 자료, 구매 정보, 동기화된 친구 및 연락처 목록, 신원 또는 연령 증명 정보, 위치 정보 등도 수집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는 앱을 관리하거나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본 자료가 되며,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 맞춤형 콘텐츠와 광고도 제공한다. 사소한 차이는 있지만 틱톡이 수집하는 정보는 인스타그램·트위터·페이스북·유튜브 등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요구하는 개인정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시 말해 국가 안보와 보안을 이유로 틱톡 사용을 금지하는 나라가 늘고 있지만 틱톡 사용금지와 관련된 위험성은 명확히 입증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국은 정치 및 경제적인 이유로 중국산 앱인 틱톡에 대한 경계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2018년 미국과 중국 사이 발생한 무역전쟁 여파로 이러한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미국은 데이터 개인정보 관련 수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틱톡을 압박했으며, 그 결과 틱톡은 미국 내 사용자 정보를 미국 IT기업인 ‘오라클’ 클라우드 서버로 이관했다. 이 밖에 틱톡은 유럽 내 사용자 정보 저장을 위한 데이터 센터를 유럽 내에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 필리핀 하원의원 베니 아반떼 주니어는 자국민 보호를 위해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틱톡을 포함하여 잠재적인 적대국이 만든 애플리케이션 금지와 관련된 법안인 하원 법안 10489(Abante’s House Bill 10489)를 발의했다. 틱톡은 2017년부터 필리핀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2024년 기준 필리핀에서 4909만명 이용하는 플랫폼이기도 하다. 틱톡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보다 필리핀에 늦게 진출했지만 이용자 수에서 X(구 트위터)를 제쳤으며, 16~64세 필리핀인 가운데 67.9%가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사용자도 많다. 하지만 필리핀은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지속적으로 대치하고 있다. 앞선 두떼르떼 정권 때에는 영유권 분쟁에 대해 한 발 물러선 모습이었으나 현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영유권 분쟁에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가 개입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에 따라 이전 정권과 달리 중국과 영유권을 놓고 물리적 충돌 직전까지 가는 양상이 자주 반복되고 있다. 중국이 2017년 6월 28일부터 시행 중인 국가정보법 7조(“중국 모든 조직과 시민은 국가 정보 활동을 지지, 지원하고 협력해야 한다”)로 인해 틱톡 사용자 개인정보를 중국 정부가 활용할 수도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아반떼 의원은 틱톡이 수집한 필리핀인에 대한 정보가 손쉽게 중국 정부에 전달될 수 있음을 강조하면서, 필리핀 정부가 틱톡과 같은 중국 앱을 통한 정보 조작 및 허위 정보 확산을 막기 위해서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GMA 뉴스(GMA News) 조셉 모롱(Joseph Morong) 기자는 필리핀과 중국 사이 진행 중인 영유권 분쟁에 대한 영상을 틱톡에 올렸으나 고의적으로 음소거가 되어 해당 영상이 제대로 재생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전했다. 이와 관련하여 모롱 기자는 틱톡을 직접 비난하지는 않았으나 영유권 문제와 관련하여 정보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고 더 나아가 오도된 정보가 대중에게 전해지는 것은 국가 안보에 대한 잠재적 위협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160만 팔로워가 있는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을 비롯하여 필리핀 내 정치인들도 틱톡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개인정보 수집 및 틱톡을 통한 악성 소프트웨어 설치 더 나아가 틱톡을 통해 필리핀 정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와 그 맥이 맞닿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필리핀인들은 틱톡을 통해 개인정보가 중국에 유출될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한 위험성을 전혀 모르고 있다고 보안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작년 8월 25일부터 9월 10일까지 필리핀, 인도네시아 그리고 일본에서 19번째 농구 월드컵(FIBA Basketball World Cup)이 분산 개최됐다. 농구는 명실상부 필리핀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국민적인 스포츠이다. 하루 종일 농구 관련 중계를 하는 채널이 있고 길거리 어디에서나 농구하는 사람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농구는 필리핀의 국기(國技)와도 같다. 농구 인기가 대단한 필리핀이지만 지난 농구 월드컵에서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필리핀은 도미니카 공화국에 87-81, 앙골라에게 80-70 그리고 이탈리아에 90-83으로 패배하면서 3전 전패로 1승 2패인 앙골라와 함께 17~32위 순위 결정전으로 밀려났다.
연패에도 불구하고 영유권 문제를 놓고 충돌하는 중국과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필리핀 내에서는 중국전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의견들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필리핀 내 분위기와 달리 중국이 필리핀을 누를 것이라는 전문가들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필리핀은 다수 예상을 뒤엎고 승리했으며, 그 결과 중국은 필리핀전 패배로 순위 결정전에서마저 꼴찌로 탈락했으며, 올림픽 최종 예선 진출권 역시 필리핀과 레바논에게 내주면서 2020 도쿄 올림픽과 2024 파리 올림픽까지 두 대회 연속 예선 탈락이라는 결과를 마주해야 했다. 필리핀은 농구 월드컵에서 1승밖에 거두지 못했지만 마지막 중국전 승리와 함께 영유권 분쟁도 지지 않을 것이라는 대대적인 보도를 내놓았다. 이번 아반떼 의원이 발의한 법안 역시 실제적인 틱톡 문제라기보다는 필리핀과 중국 영유권 문제, 그리고 이 문제가 지엽적인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임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역시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1차 아시아 안보회의 기조연설에서 영유권 문제와 관련된 전략적 추진을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마오닝(毛宁)은 마르코스 대통령 연설에 대해 “중국을 비방하고 이 문제에 대한 국제적 인식을 오도하기 위해 허위 정보를 퍼뜨린다”고 비난했다. 이러한 가운데 앨리스 궈라는 중국계 필리핀 시장이 사실은 중국인으로 판명되고, 그녀가 중국에서 보낸 간첩이 아닌가라는 보도가 필리핀에서 쏟아지고 있다. 앨리스 궈가 중국인인지 그리고 이적 행위를 위해 출생증명을 위조하고 필리핀인 행세를 하면서 시장까지 됐는지에 대해서는 더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영유권을 놓고 필리핀과 중국 사이 긴장이 고조되는 현시점에서 필리핀 하원에서 발의된 틱톡 금지 법안 통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국내 연예인들, 특히 아이돌을 중심으로 하는 업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지난 2020년 가수 지코가 ‘아무노래’ 챌린지를 시작하면서 틱톡이 국내에 알려졌다. 이후 여러 스타들이 홍보 수단으로 틱톡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며, 유명 아이돌이 등장하는 행사나 해외 유명 영화제 등에서도 틱톡이라는 회사 이름을 볼 수 있었다. 2024년 기준 한국에서 틱톡 인기는 10대부터 20대 중반 사이 여성에게 집중되어 있으며, 이런 점에서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이용자와는 다른 부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필리핀을 포함한 해외에서 틱톡 인기는 상당하며 그렇기에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 연예인들 역시 틱톡을 통한 홍보도 계속하고 있다. 틱톡 사용이 금지되면 일정 부분 한국 연예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틱톡 금지가 필리핀에서 통과되는 경우 필리핀 팬들과 소통 매체 중 틱톡은 배제될 것이며, 이러한 분위기는 다른 아세안 국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미국, 유럽, 호주 등 서양권 국가들도 틱톡 사용 금지 또는 자제를 다양한 방법으로 유도하고 있어 해외 홍보를 위해 틱톡을 활용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 한국 대중문화 스타들은 과거라면 한국에서만 홍보 및 활동을 주로 했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적인 사건과 무관 또는 거리가 있었지만 현재 한국 스타들은 거의 실시간으로 해외 팬들과 소통하고 활동 중이다. 그런 맥락에서 볼 때 이번 아반떼 의원이 발의한 법안 역시 국내 대중문화산업과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이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대응책을 사전에 고민하는 것이 양국 관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참고자료
- 2022년 4월 8일, https://www.sedaily.com/NewsView/264M554ELT
- 2022년 7월 26일, https://www.chosun.com/economy/tech_it/2022/07/26/3IIRDYSEWVBUNITYVSII55YGHU/
- 3월 27일, https://www.spiralytics.com/blog/tiktok-in-the-philippines/
- 6월 8일, https://tribune.net.ph/2024/06/08/risky-tiktok
- 6월 15일, https://www.philstar.com/business/2024/06/15/2363074/dangers-tiktok
- 7월 5일, https://en.tempo.co/read/1887800/8-countries-that-ban-government-employees-from-using-tiktok-over-security-concer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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