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파르위자 파르한, 라몬 막사이사이상 수상

2024. 9. 4. 01:06인도네시아/뉴스와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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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66회 라몬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한 파르위자 파르한(Farwiza Farhan)은 1986년 5월 1일 인도네시아 반다 아체 출신으로, 공동체 발전에 필수적인 깨끗한 공기, 물, 삼림 그리고 여성 인권을 보호하고 유지하는 데 적극 참여하고 있다. 2016년, 파르한은 자연보호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녹색 오스카’로 알려진 휘틀리상(Whitley Award)을 수상했다. 2017년에는 퓨처포네이처상(Future for Nature Award)을, 2021년에는 프리츠커상환경상( Pritzker Emerging Environmental Genius Award)을 수상했다. 동년 TED 펠로우로 강연에 나서기도 했으며, 2022년에는 타임지가 선정한 ‘차세대 지도자 100명(TIME 100 Next 2022 category leaders)’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22년에는 또한 내셔널지오그래픽웨이파인더상(2022 National Geographic Wayfinder Award)도 받았다.

인터뷰를 보면 파르한 자신은 다른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게, 나무도 오르고, 물가에서 놀면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사회적 특권을 가진 적도 그렇다고 부족함을 느끼면서 자라지도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 집안 환경은 일반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파르한 아버지는 대학(Syiah Kuala University) 약리학을 가르쳤으며, 어머니 역시 같은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가르쳤다. 물질적인 특권은 어느 정도 없었다고 하더라도 그녀는 열린 마음으로 잠재력과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지원한 부모, 다른 의미로는 문화자본이 충분한 부모라는 특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파르한은 2003년 말레이시아 페낭에 있는 대학(Universiti Sains Malaysia, USM)에 입학했다. 학부 과정 절반이 지나면서 환경 문제에 집중하기 시작했으며, 4학년 때 행한 현장 연구를 통해 환경보호 분야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2007년 대학(USM)에서 해양생물학으로 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관련 분야 일자리를 찾았으나, 해당 분야는 최소 5~10년 이상 현장에서 일하거나 석사 학위 이상인 인력을 원했다. 이에 파르한은 2008년 호주 브리즈번에 있는 퀸즐랜드 대학(University of Queensland)에서 환경경영(Environmental Management) 석사를 시작했다. 2010년 졸업 후 반다아체로 돌아와 생태보전지역(Leuser Ecosystem Area)을 관할하는 BPKEL(Mantan Kepala Badan Pengelola Kawasan Ekosistem Leuser)에서 첫 근무를 시작했다. 

석사 학위까지 취득했지만 현실은 그녀가 배운 이론과는 크게 다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2004년 지진해일 이후 그녀가 근무하는 지역(Nanggroe Aceh Darussalam)에는 환경재해와 여자들이 짧은 치마를 입거나 히잡을 쓰지 않아 이러한 재앙이 발생했다는 믿음이 퍼져있었다. 즉, 이러한 재해가 자연적이거나 인간이 환경을 파괴하면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재해와 논리적인 연관이 없는 여성들 때문에 발생했다는 것이다. 참여했던 여러 포럼에서도 여성 때문에 재해가 발생했다는 가정을 수차례 들은 그녀는 이러한 가정들이 불합리하고 차별적이라고 반발했다. 

2012년, BPKEL이 해체되자 파르한은 동료들과 함께 HAkA(HutanAlam dan Lingkungan Aceh)를 설립했다. 이 단체 이름은 숲(Hutan), 자연(Alam) 그리고 아체 지역 자연(Lingkungan Aceh)을 뜻하는 말로, 하카(Haka)는 환경 보호와 경제 문제 사이 갈등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설립됐다. 파르한은 두 가지는 공존이 가능하면서도 상생할 수 있다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녀는 멸종 위기에 처한 호랑이, 오랑우탄, 코끼리, 코뿔소 등을 보호하기 위해 해당 지역 내 사업체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했으며, 소송 결과 해당 사업체는 전례 없는 2600만달러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러한 개인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파르한은 환경보호단체 내에 만연한 성차별에 대해 가감없이 비핀하고 있다. 여성 활동가들은 “
왜 항상 밖에서 일해요?, 피부가 타면 본인을 좋아하는 남자가 없을 거에요”와 같은 성차별적인 발언은 일상적으로 듣고 있다. 이러한 말들을 비판적인 의식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면 여성 스스로 자신이 하는 일에 선을 긋게 될 것이다. 이러한 언사 때문에 여성은 실외가 아닌 실내에만 머무르게 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환경 문제에 대한 결정에서도 여성은 배제될 수 없다. 자연을 지키기 위해 환경보호에 투신한 파르한은 숲을 남성적인 활동 영역으로 규정한 덕분에 많은 여성들이 생태계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파르한은 수마트라 생태계 보호하기 위해 비정부기구인 하카(HAkA) 대표로, 지역 사회를 지원하고, 법적 조치를 취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21년, TED 강연자로도 참여한 그녀는 2014년에 네덜란드 랏바우트 대학(Radboud Universiteit Nijmegen)에서 문화인류학과 개발(Cultural Anthropology and Development) 박사 과정을 시작하는 등 여전히 공부에도 열심이다. 이번 라몬 막사이사이상 수상은 그녀가 생태계 보호에 그리고 인권 문제에 열과 성을 다하여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척도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참고자료
- 《Time》 (2022. 9. 28). Farwiza Farhan, https://time.com/collection/time100-next-2022/6213894/farwiza-farhan/
- 《Manila Standard》 (2024. 8. 31). 66th Ramon Magsaysay Awards: Meet this year's winners, https://mb.com.ph/2024/8/31/66th-ramon-magsaysay-awards-meet-this-year-s-winners
- 《The Straits Times》 (2024. 9. 1). Japanese animator Hayao Miyazaki among winners of Ramon Magsaysay Award, Asia’s ‘Nobel Prize’, https://www.straitstimes.com/asia/japanese-animator-hayao-miyazaki-among-winners-of-ramon-magsaysay-award-asia-s-nobel-prize-
- https://www.jurnalperempuan.org/tokoh-feminis/farwiza-farhan-bangunlah-support-system-sebab-melindungi-hutan-adalah-pekerjaan-berat
- https://www.oneearth.org/environmental-hero-farwiza-far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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