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4일은 ‘세계 당뇨병의 날 (World Diabetes Day)’

2024. 11. 19. 06:00필리핀/뉴스와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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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4일은 세계 당뇨병의 날 (World Diabetes Day)’이었다. ‘세계 당뇨병의 날’은 인슐린을 발견한 벤팅이 태어난 11월 14일을 기념해 1991년에 국제당뇨병연맹(IDF)과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국제 기념일이다.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당뇨병 유병률과 치료를 분석한 첫 국제적인 연구에 따르면, 지난 30년 동안 전 세계 성인 당뇨병 유병률이 두 배로 증가하여 현재 8억명 이상이 영향을 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수집한 18세 이상 1억4천만명 이상에 대한 자료를 분석한 이 연구를 보면 성인 당뇨병 유병률은 1990년 약 7%에서 2022년 14%로 증가했으며, 이는 주로 변화하는 생활습관, 비만 증가, 그리고 건강 불평등에서 비롯됐다. 또한 저소득 및 중소득 국가에서 당뇨병 유병률이 크게 증가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당뇨병 환자 수 1위인 인도에는 전 세계 당뇨병 환자 25%에 해당하는 약 2억1200만명이 있다. 그 뒤를 이어 중국에 1억4800만명, 미국과 파키스탄에는 각각 4200만 명과 3600만명이 당뇨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브라질에 있는 4700만명을 더해, 6개국이 전 세계 당뇨병 환자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23년 기준 국내 당뇨병 환자는 총 382만 8,682명으로 전체 인구 중 7.46%에 해당한다. 한편 2021년 기준으로 필리핀 성인 인구 66,754,400명 가운데 당뇨병 환자는 4,303,899명으로, 성인 약 7.1%가 당뇨병 영향을 받고 있다. 당뇨병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젊은 성인에게도 점차 더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현재 추세에 따라 필리핀은 2035년까지 세계에서 당뇨병 환자가 가장 많은 10개국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겉보기에 건강하게 보이는 사람에게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 당뇨병이다. 1984년생인 필리핀 배우 샘 밀비(Sam Milby)는 단 음식을 좋아하지 않고, 간식을 거의 먹지 않으며, 가족력도 없다. 샘 밀비(Sam Milby)는 올해 6월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2형 당뇨병 진단 사실을 알렸고 이는 팬들을 놀라게 했다. 밀비 혈당 수치는 525mg/dL로 정상 혈당 범위인 100mg/dL 이하를 크게 초과했다. 밀비는 과체중이거나 단 음식을 즐기는 사람만이 당뇨병에 걸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필리핀에 처음으로 보여준 유명인이다. 그보다 앞서 유명인 당뇨병 환자로는 미스터 퓨어 에너지(Mr. Pure Energy)로 불리는 가수 게리 발렌시아노(Gary Valenciano)가 있다. 그는 활기 넘치는 공연으로 60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활기차지만, 평생 동안 제1형 당뇨병을 앓고 있다. 

당뇨병은 제1형 당뇨병과 제2형 당뇨병으로 나뉘는데, 전체 당뇨병 환자 95% 이상이 제2형 당뇨병이다.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아서 발생하는 제1형 당뇨병과 달리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능력이 일부 남아있다. 제2형 당뇨병의 위험 요인으로 유전적 요인이 작용하기도 하지만 일정 부분 예방 가능한 대사 질환이다. 제2형 당뇨병 위험 요인으로 비만, 불균형한 식단, 운동 부족 등 생활습관 요인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당뇨병은 고혈당증과 같은 심각한 건강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혈관과 신경에 손상을 입혀 주요 장기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당뇨병은 필리핀처럼 만성 질환 관리에 대한 의료 관련 인력과 시설이 부족한 저소득 및 중소득 국가들에게 상당히 심각한 과제를 안기고 있다. 

지난 11월 14일, ‘세계 당뇨병의 날’을 맞아 필리핀 빰빵가 주 여러 도시에서는 건강 박람회가 열렸다. 이 박람회는 지역 내  고혈압 및 당뇨병과 같은 비감염성 질환이 있는 지역민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의료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보건부 산하 보건소와 함께 하는 이번 박람회에서는 현장을 찾은 참가자를 대상으로 혈압 측정, 혈당 검사, 안과 검사, 신경 검사 등이 무료로 실시했다. 당일 박람회에서 건강한 식단과 생활 습관 등 당뇨병 사전 예방 조치를 통해 자신과 가족 건강을 더 잘 돌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해당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끈 유니랩은 보다 건강한 필리핀을 만들기 위해 박람회를 전국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당뇨병은 많은 필리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주요 건강 문제 중 하나이다.  

필리핀 최고 병원 중 하나인 마카티 메디컬 센터(Makati Medical Center)에서 근무하고 있는 아이빈드 가브리엘 G. 산티아고(Aivind Gabrielle G. Santiago) 박사는 당뇨병이 소화를 돕고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을 생성하는 기관인 췌장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당뇨병 원인은 다양하지만 주의해야 할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제1형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을 충분히 생성하지 못하거나 아예 생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사를 통해 인위적으로 인슐린을 보충해야 한다. 반면, 제2형 당뇨병 환자는 몸이 인슐린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인슐린에 대한 내성이 생긴다. 당뇨병은 잘못된 식습관, 좌식 생활, 높은 스트레스의 직업, 흡연 등으로 인한 건강하지 못한 생활습관을 포함해 여러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당뇨병을 예방하기 위해 저혈당 지수 식품인 시금치, 케일, 브로콜리와 같은 잎채소와 탄수화물 대신 생선과 닭고기 같은 건강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걷는 등 매일 30분 이상 중간 강도로 운동하는 것 역시 도움이 된다. 또한 사전 예방을 위해 정기적으로 건강 검진을 받는 등 조치 역시 필요하다. 하지만 필리핀에서는 이 모든 것이 쉽지 않다. 세계은행이 작년에 발표한 필리핀 1인당 국민총소득은 3,950달러로, 태국(7,200달러) 그리고 인도네시아(4,900달러)보다 낮다. 또한 필리핀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분기 빈곤 관련 통계에 따르면 필리핀 인구 22.4%에 해당하는 2524만명이 빈곤층이며, 2023년 1분기 기준으로 필리핀 한 가구에 필요한 최소 식비는 월 9,550페소로, 1분기 빈곤선 소득인 13,797페소의 69.22%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 빈곤선 소득 중 약 70%가 식비로 지출되고 있어 먹는 것 이외에 다른 활동에 사용할 가처분소득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이다. 대부분 국가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필리핀인들 삶은 이전보다 힘들어졌으며, 그렇기에 건강 관련 비용 지출도 더욱 어려워졌다. 한편 이러한 필리핀 당뇨병 상황 개선에 한국도 일조하고 있다. 한국 케어젠은 지난 2022년 혈당 관리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을 필리핀에 공급했으며, 올해 11월 8일에는 LG화학이 한국 내분비내과 교수진들과 함께 필리핀 내분비, 당뇨 및 대사질환 학술대회에 참여해 최신 당뇨병 관리 및 치료법을 필리핀 의학계와 공유하면서 한국 당뇨의학 및 국산신약 위상을 높였다. 올해는 수교 75주년이며 양국은 보건의료 분야만이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참고자료
- 《Philstar》 (2024. 11. 14). Alagang Unilab Health and Wellness Fair launched in Pampanga, https://www.philstar.com/lifestyle/health-and-family/2024/11/14/2399824/alagang-unilab-health-and-wellness-fair-launched-pampanga
- 《Philippine News Agency》 (2024. 11. 15). Global diabetes cases double to over 800M in 30 years: study, https://www.pna.gov.ph/articles/1237918
- https://www.makatimed.net.ph/blogs/3-habits-to-develop-for-proper-diabetes-management/
- https://www.ateneo.edu/events/2024/11/14/diabetes-well-being-fo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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