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쌀 부족 현상 지속될 것으로 보여

작년 말 필리핀 정부는 쌀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함에 따라 식량 안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024년 12월 기준, 필리핀 쌀 가격은 kg당 50~60페소로 급등했으며, 이는 2023년 대비 약 19~20% 증가한 수치이다. 한때 쌀 수출국이었던 필리핀은 농업 투자 감소와 인구 증가로 자급률이 낮아진 상태다. 이에 따라 수입쌀에 대한 의존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졌으며, 2023년 9월, 필리핀은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쌀 수입국이 됐다. 

2024년, 필리핀 쌀 소비량 약 1600만 메트릭 톤(M/T) 가운데 수입쌀은 30%에 달하는 약 480만 메트릭 톤이었다. 한편 올해 1월부터 2월 27일까지 필리핀에 수입된 쌀은 504,727 메트릭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5% 감소했다. 필리핀 정부는 쌀 가격 안정을 위해 비축미 30만 메트릭 톤 중 절반을 시장에 공급했다. 또한 국제 쌀 가격이 하락하고, 수확철이 되면서 필리핀산 쌀 공급이 확대되면서 시장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필리핀 내 쌀 가격이 안정된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에 발표된 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9년까지 610만 메트릭 톤에 달하는 쌀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보고서에 다르면 쌀 소비량은 2029년까지 연평균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생산량 증가는 연 2%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또한 생산량 부족과 더불어 인구 증가에 따른 소비 확대로 인해 쌀 자급률이 크게 낮아졌다고 적시했다. 또한 쌀 소비 지출이 다른 식품 지출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도 남겼다.

올해 필리핀 쌀 자급률은 69.7%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는 10년 전인 2015년(91.6%)과 비교할 때 크게 하락한 것이다. 필리핀 정부는 ‘쌀 자유화법'(Republic Act 11203)’을 통해 쌀 수입을 자유화하고, 쌀 수입 관세를 15%로 인하하는 행정명령을 시행하여 저렴한 쌀 수입을 촉진하고 있다. 두 가지 조치로 인해 수입량이 늘었지만 국제 시장 쌀 가격이 폭등하면서 작년에는 국민 불만도 늘었다. 작년 기준, 필리핀 수입쌀 시장에서 베트남(73.5%)이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파키스탄(12.0%)과 태국(10.0%)이 그 뒤를 이었다. 한편 점유율은 미미하지만 미얀마, 인도, 한국 등도 필리핀에 쌀을 수출하고 있다.

한편 필리핀 농업부 산하 필리핀쌀연구소(Philippine Rice Research Institute)가 2018년 9월에 발간한 ‘2030년 필리핀 쌀 산업 종합계획(The Philippine Rice Industry Roadmap 2030)’을 보면 필리핀 내 쌀 생산비용은 kg당 12.41페소이다. 이는 베트남 6.53페소, 태국 8.85페소와 비교할 때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또한 필리핀 소작농은 판매 후 kg당 5페소, 자작농은 kg당 8페소가 남는 정도로 벼를 재배하는 농가 수익이 열악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필리핀 국내산 쌀 재배 확대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계획과 함께 쌀을 주재료로 하는 다양한 먹거리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참고자료
- https://business.inquirer.net/510038/philippines-seen-to-reduce-rice-imports-this-year
- https://www.bworldonline.com/economy/2025/03/11/658773/phl-rice-production-shortfall-seen-at-6-1-mmt-by-2028-29/
- https://www.philrice.gov.ph/wp-content/uploads/2018/09/The-Philippine-Rice-Industry-Roadmap-2030.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