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5. 24. 11:07ㆍ필리핀/뉴스와 통계
매년 3월 24일은 세계 결핵의 날(World Tuberculosis Day)이다. 이 날은 1882년 독일 로베르트 코흐 박사가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을 발견한 것을 기념하고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질병인 결핵 예방 및 퇴치 노력을 촉구하기 위해 제정됐다. 결핵균이 발견된 지 1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결핵은 여전히 인류가 직면한 가장 치명적인 감염병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결핵 환자 수는 1080만명에 달했다. 이는 2022년(1070만명)보다 소폭 증가한 수치이며, 2020년(1010만명)과 2021년(1040만명)에 비해서도 높은 수치이다.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는 매년 최소 150만명에 달한다.
한편 코로나19 대유행은 질병 그 자체만이 아니라 결핵 퇴치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 팬데믹 기간 동안 모든 의료 체계가 코로나19 대응에 집중되면서 결핵 조기 진단과 치료가 지연되는 사례가 급증했다. 세계보건기구 2024년 세계 결핵 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1년 사이 전 세계적으로 새로 진단된 결핵 환자(신고 사례)는 580만~640만명으로 팬데믹 이전(710만명, 2019년)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2022년과 2023년에는 다시 환자 수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2023년 신규 결핵 환자는 820만 명으로, 2022년(750만명)과 2019년(710만명)보다 많았다. 세계보건기구는 “2022년과 2023년에 새로 진단된 환자들 중 상당수는 이전에 결핵에 감염됐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진단과 치료가 지연된 사람들이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지적했다.이는 2020~2021년 사이 보고된 결핵 감염자 수와 실제 환자 수 사이에 격차가 있음을 뜻한다.
필리핀에서는 매년 수십만 명이 결핵에 감염되고 있으며 또한 수만 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필리핀에서는 매년 약 73만 9천건에 달하는 결핵 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며, 필리핀은 결핵 환자가 가장 많은 8개국 중 하나다. 인도(26%), 인도네시아(10%), 중국(6.8%), 필리핀(6.8%), 파키스탄(6.3%) 등 5개국이 전 세계 결핵 환자 가운데 56%를 차지하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매일 약 100명이 결핵으로 사망하고 있으며, 이는 연간 3만 8천명에 달하는 수치다. 필리핀은 전 세계 결핵 환자 1080만 명 중 약 6.8%를 차지하며,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 모두에서 상위권에 있다. 2023년 필리핀의 결핵 발병률(인구 10만 명당 신규 사례)은 134건으로, 2022년(125~145건)보다 소폭 상승했다. 팬데믹으로 인해 결핵 환자 진단과 치료가 지연되면서 신규 결핵 환자 수가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했다.
필리핀 보건부(DOH)는 결핵 조기 검사, 치료, 예방, 정보 확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결핵 퇴치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2024년 세계 결핵 보고서에 따르면, 필리핀은 결핵 환자 조기 발견을 위한 검사 확대, 무료 치료 제공, 결핵 예방 백신 접종, 지역사회 기반 보건 프로그램 등 다각적인 전략을 추진 중이다. 필리핀 보건부는 2025-2030년을 위한 결핵 국가 전략 계획(National TB Strategic Plan)을 준비 중이다. 이 계획에는 결핵 환자 조기 발견, 신속한 치료, 예방 치료 확대, 결핵에 대한 인식 개선, 취약계층 지원 등 다양한 목표가 포함되어 있다. 테드 허보사(Ted Herbosa) 보건부 장관은 “임기가 끝날 때까지 필리핀이 결핵 발병률이 가장 높은 10개국 목록에서 제외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필리핀에는 지난 2024년에 한국방사선기기 전문기업 레메디가 만든 의료용 포터블 엑스선 촬영장치(RMEX-KA6)가 도입되어, 결핵 퇴치에 도움을 주고 있다. 해당 제품은 지난 2021년 한국 정부가 지정한 혁신제품 가운데 하나인 소형 흉부진단 엑스레이(X-ray)다. 저선량으로 의료진 및 환자 피폭량이 대폭 감소했으며, 소형 경량화로 이동성과 휴대성이 향상된 제품이다. 이동성과 휴대성 향상 및 저비용으로 의료시설이 취약한 지역과 국가에 도움이 되는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결핵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감염병 가운데 하나이다. 결핵은 결핵균에 감염된 사람이 기침, 대화, 재채기를 통해 공기 중으로 배출한 균을 다른 사람이 들이마시면서 감염된다. 밀폐된 공간에서 더욱 쉽게 전파되며, 잠복기는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다양하다. 감염자 가운데 5~10%는 평생에 걸쳐 결핵이 발병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결핵 감염과 관련하여 대표적인 증상에는 2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 흉통, 피로, 발열, 체중 감소 등이 있다. 결핵은 단순히 건강상 문제를 넘어, 환자와 가족에게 심각한 경제적·심리적 부담을 안긴다. 결핵 환자는 장기간 치료가 필요하며, 치료 과정에서 직업을 잃거나 소득이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결핵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편견이 여전히 남아 있어, 환자들이 치료를 기피하거나 사회적 고립을 경험하기도 한다. 세계보건기구는 결핵 치료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조기 진단, 맞춤형 치료, 환자 중심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결핵과 싸움은 정부와 의료진만이 감당할 몫이 아니다. 결핵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인식 개선, 환자에 대한 차별과 낙인 해소, 조기 진단과 치료 참여 등 시민사회 참여 역시 필요하다.
2024년 기준 국내 결핵 환자는 17,944명(인구 10만 명당 35.2명)으로, 2023년(19,540명, 10만 명당 38.2명) 대비 8.2% 감소했다. 국내 결핵 환자는 2011년 50,491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연평균 7.6%씩 줄어들며 1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한국 결핵 발생률은 OECD 국가 중 여전히 가장 높으며, 세계보건기구 2024년 세계 결핵 보고서 기준으로 215개국 중 111위로 집계됐다. 특히 국내 고령층 결핵 감염 비율이 매우 높은 상태다. 2024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층 결핵환자는 10,534명으로 전체 환자 가운데 58.7%를 차지학 있다. 인구 10만명당 신규 결핵환자 비율은 65세 이상에서 109.7명, 65세 미만에서는 20.9명으로 고령층에서 현저히 높다. 다시 말해 국내 결핵환자 수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나, 고령층 환자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고령 인구 증가와 함께 고령자 결핵 감염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결핵은 결코 과거 질병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가족, 친구 그리고 이웃 중 누군가가 고통을 받고 있는 질병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결핵 예방과 조기 발견, 취약계층 관리는 여전히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다.
참고자료
- https://www.medifonews.com/news/article.html?no=189125
- https://www.gmanetwork.com/news/topstories/nation/928521/100-filipinos-die-daily-from-tuberculosis-who/story/
- https://kdca.go.kr/board/board.es?mid=a20501020000&bid=0015&list_no=727434&cg_code=&act=view&nPage=1&newsFi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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