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국민통합부, 사회 분열 선제 대응 플랫폼 '라칸' 시동

2025. 11. 11. 00:38말레이시아/뉴스와 통계

말레이시아 국민통합부(Kementerian Perpaduan Negara, KPN)가 인종·종교 갈등을 사전에 포착하여, 사회 분열을 방지하기 위한 디지털 신고 플랫폼 ‘라칸(RAKAN, Rangkaian Aduan Komuniti Awam Nasional)’을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라칸 플랫폼은 올해 6월에 공식 출범한 웹·모바일 기반 신고 시스템이다. 말레이시아 국민들은 해당 플랫폼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인종·종교 관련 괴담, 혐오 발언, 차별 사건, 공동체 갈등 등을 직접 신고할 수 있다. 이는 다민족·다종교 국가인 말레이시아가 사회 통합을 위해 추진 중인 ‘마다니(MADANI)’ 핵심 정책으로 평가된다.

라칸 플랫폼 신고 대상은 ▲인종-종교 간 초기 갈등 및 긴장 사건 ▲인종주의 문제  ▲종교 차별 및 모욕 ▲사회 긴장을 야기할 수 있는 각종 사건 등이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민감한 문제를 조기에 포착하고, 갈등이 대형 사건으로 비화하기 전에 정부가 선제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이 해당 시스템 강점으로 꼽힌다. 라칸 플랫폼은 국민통합부가 추진하고 있는 광범위한 사회통합프로그램 일환이다.

신고된 정보는 국민통합부에서 분석한 후 국가안보회의(NSC), 경찰청(PDRM), 통신멀티미디어위원회(SKMM), 이슬람 발전부(JAKIM) 등 관련 기관으로 송부된다. 해당 정보는 또한 정보는 화합문제관리위원회(Unity Issues Management Committee)에 보고되는데, 이 위원회는 12개 부처·기관으로 구성돼 있어 국가 차원에서 속하고 통합된 대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획됐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국가 차원의 신속하고 통합된 대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설계했다. JPIP는 2025년 1월 첫 회의를 열었으며, 올해 초부터 발생한 모든 민감한 이슈들을 검토하고 단기·중기·장기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또한 ‘통합 분석 대시보드(Unity Analytics Dashboard)’를 개발해 인종·종교 갈등 고위험 지역을 파악하고 표적 중재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라칸’은 기존 행정 시스템인 e-세파깟(e-Sepakat)과 함께 운영된다. e-세파깟은 원래 국민통합부 지역 담당자들이 사용하던 관리 시스템으로, 올해부터 일반 국민에게도 개방됐다. 이를 통해 정부는 라칸, 경찰 수사 자료, 통신 보고서 등 자료를 통합 관리함으로써 인종·종교 갈등에 관한 포괄적인 정보 기반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2024년 e-세파깟 시스템에 등록된 231건 가운데, 종교 관련 103건, 혐오 발언 89건, 인종주의 관련 39건이었다. 한편 2023년 7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말레이시아 통신멀티미디어위원회(MCMC)가 적발한 인종·종교·왕실 관련 불건전 콘텐츠는 11,967건이며, 이 중 7,673건이 삭제된 상태다.           

국민통합부는 ‘라칸’을 ‘차깝 바익-바익(Cakap Baik-Baik, 친절하게 말해요)’ 캠페인과 연계해 운영 중이다. 이 캠페인은 온라인 및 오프라인 올바른 커뮤니케이션 문화 조성을 목표로 하며, 유치원부터 대학교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작년 국민화합부는 총 730개에 달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했으며, 이는 ‘통합(Semarak Perpaduan)’, ‘국가정신(Semarak Kenegaraan)’, ‘자비로운 공동체’ 등 세 가지 중점 사업군으로 구분된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라칸’과 ‘차깝 바익-바익’을 통해 신고와 예방적 차원에서 문화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말레이계(약 70%), 중국계(약 23%), 인도계(약 7%) 등이 함께 생활하는 다민족·다종교 국가다. 이슬람교, 불교, 도교, 힌두교 등 여러 종교 신자들이 공존하고 있어 종종 민감한 종교·민족 이슈가 발생한다. 작년 3월 KK마트에서 ‘알라’'라는 아랍어가 인쇄된 양말을 판매하다 무슬림들 공분을 산 끝에 기소되어 60,000링깃(약 1,800만원)에 상당하는 벌금을 부과받은 것이 그 예다. 이후 일부 과격 무슬림들이 KK마트 지점들에 대해 폭력 시위를 벌이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는 동시에 국민 통합을 강화하기 위해 ‘마다니(MADANI)’ 의제 실행을 추진 중이다. 국민통합부는 이를 위해 ‘통합 정책(National Unity Policy, DPN)’을 수립했으며, 라칸 플랫폼은 핵심 실행 기제로 기능하고 있다. 아론 아고 다강(Datuk Aaron Ago Dagang) 국민통합부 장관은 라칸이 “정부-시민 간 직접 소통을 강화하고 국민들이 사회적 책임감을 고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계에서도 이러한 정부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푸트라말레이시아대학교(Universiti Putra Malaysia) 시예드 아길 알사고프(Dr Syed Agil Alsagoff) 교수는 “국민통합부가 시행 중인 여러 정책들은 다민족 사회인 말레이시아 통합에 도움이 되고 있으며, 특히 지역사회 자발적 참여와 자원봉사 정신을 배양하는 데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라칸 플랫폼이 지역사회에서 야기되는 민감한 문제들을 사전에 포착하고 조치할 수 있는 조기 경보 시스템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참고자료
- https://www.utusan.com.my/pilihan-utusan/2025/06/rakan-perkasa-peranan-rakyat-tangani-isu-perpaduan/
- https://www.thestar.com.my/news/nation/2025/07/30/no-need-for-more-laws-to-curb-offensive-remarks
- https://www.thestar.com.my/news/nation/2025/09/17/setting-the-tone-for-social-media
- https://www.sarawaktribune.com/national-unity-department-introduces-rakan-for-public-safety/
- https://www.bernama.com/en/region/news.php?id=2483549

- https://www.bernama.com/misc/rss/news.php?id=2486089
- https://www.bernama.com/bm/news.php?id=2489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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