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편의점 관련

2024. 5. 28. 00:39필리핀/뉴스와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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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소매업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편의점 부문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필리핀 편의점 매출은 2018년 2466억페소(약 5조9184억원)에서 2023년 3303억페소(약 7조9272억원)로 5년 사이 매출이 33.94%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은 보통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 지역에 자리하고 있으며, 집 근처에서 소량 구매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선호한다. 이러한 편의점은 필리핀에 널리 퍼져 있는 필리핀식 구멍가게이자 편의점이라고 할 수 있는 사리사리(Sari-sari Store)와 경쟁관계에 있다고도 볼 수도 있다

필리핀에서 편의점이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회사는 1927년 미국에서 시작하여 1984년 필리핀에 첫 매장을 낸 세븐일레븐(7-Eleven)이다. 2005년 일본에서 지분을 전량 매입하여 세븐일레븐은 일본 회사가 됐으며, 필리핀에서는 필리핀 세븐 코퍼레이션(Philippine Seven Corporation)이 운영하고 있다. 2023년 기준 필리핀에서 선두를 달리는 세븐일레븐은 3790개가 넘는 매장을 두고 있다. 24시간 영업하는 세븐일레븐은 다양한 간식, 음료, 즉석식품, 가정용품, 신선식품 등을 제공한다. 또한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주문 및 결제 등도 가능하며 온라인 전용 할인 등 디지털 친화적이다. 

세븐일레븐 이외에도 필리핀에는 여러 소규모 마트와 편의점들이 있다. 업계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알파마트(Alfamart)는 1989년 자카르타에서 시작하여, 2014년에 필리핀에 처음 발을 내딛었다. 지난 10년 사이 빠른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2023년 말 기준 필리핀에서 1,69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00년 필리핀에 진출한 미니스톱(Ministop)은 2022년 9월 필리핀 내 지분을 로빈손 리테일 홀딩스(Robinsons Retail Holdings, Inc.)에 넘겼다. 로빈슨은 미니스톱을 엉클존스(Uncle John's)로 바꿔서 영업 중에 있으며, 2015년에 필리핀에 진출한 로손(Lawson)은 2023년 3월 기준 10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24시간 영업 대신 소규모 마트처럼 운영하는 알파마트를 제외하면 필리핀 편의점 시장은 일본에서 진출한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반면 한국 CU는 2018년, GS25는 2020년에 필리핀 시장에 진입했으나 아직까지 눈에 띄는 성과는 없다. CU는 말레이시아와 몽골에서, GS25는 베트남에서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나 필리핀에서는 기존 편의점 업계와 경쟁을 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CU와 GS25에 관한 필리핀 내 기사가 거의 없는 것과 실제 매장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을 놓고 볼 때 한국에서 건너온 편의점들은 인기가 없는 편이라고 말할 수 있다.

편의점 시장에서는 고전하고 있지만 필리핀 편의점에서 한식 인기는 매우 높다. 필리핀 편의점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세븐일레븐은 작년 7월 7-Fresh K-Style’을 출시했다. 세븐일레븐은 채식주의자를 위한 버거(K-Style Plant-based Chicken Burger)와 치즈와 마늘을 좋아하는 소비자를 위한 빵(K-Style Garlic Cream Cheese Bun)과 에그 드랍 샌드위치(K-Style Egg Drop Sandwich)를 출시했다. 세븐일레븐은 필리핀인들이 많이 먹는 시오파오(Siopao) 안에 고추장과 김치를 넣어 만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매콤한 이 제품은 기존에 있던 시오파오와 다른 맛으로 한식에 대한 높은 수요를 보여준다.

세븐일레븐이 한식을 판매하는 것은 작년이 처음이 아니다. 세븐일레븐은 2017년 필리핀에 진출한 무제한 삼겹살 가게인 ‘낭만돼지(Romantic Baboy)’와 협업하여 치즈가 들어간 삼겹살 도시락과 비빔밥 도시락 등을 판매하고 있다. 세븐일레븐과 협업한 ‘낭만돼지’는 2017년에 필리핀 시장에 진출하여, 2024년 5월 기준 42개 지점을 필리핀 전국에서 운영 중인 업체이다. 한국 업체와 협업함에 따라 세븐일레븐에서는 김밥과 잡채만이 아니라 더욱 다양한 한국 음식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필리핀 편의점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세븐일레븐이 다양한 한국 음식 판매에 가세하면서 다른 업체들 역시 분주해졌다.

로손은 치즈삼겹살 덮밥을 비롯하여 돼지고기 비빔밥, 양념치킨 도시락 등을 판매하고 있다. 로손 역시 현지화된 비빔밥과 닭고기가 든 도시락을 선보이면서 한식을 매출 증대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필리핀 내에서 한식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배경에는 한국 노래와 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에 관련이 깊다. 필리핀 내 한국 대중문화 인기가 상승하면서 한식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한 것이다. 따라서 한국 콘텐츠를 활요한 적극적인 홍보가 요식업계만이 아닌 편의점 업계에도 필요한 것으로 사료된다.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고객들이 한국 음악을 들으면서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한다면 매출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식 편의점인 ‘뻔한마트(Funhan Mart)’는 이와 관련된 좋은 사례이다. ‘뻔한마트’는 2021년 3월 첫 매장을 냈으며, 2024년 8월 18일 기준 20개 매장을 운영 중에 있다. ‘뻔한마트’는 한국식 편의점을 표방하면서 고객이 한국에 방문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매장을 구성했다. 방문한 고객은 한국에서 쓰는 라면 조리기를 사용하여 직접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으며, 떡볶이와 김밥 등 조리된 한국 음식도 구매할 수 있다. 또한 넷플릭스와 GS25가 협업하여 제주맥주가 제조한 ‘넷플릭스 제주라거’와 같은 한국에 가야만 구매할 수 있을 것 같은 제품들도 구비하여 한국 대중문화 팬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뻔한마트’는 한국식 실내장식과 함께 다양한 한국 제품과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다른 편의점과 달리 떡볶이 등을 직접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으며, 한국 편의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얼음컵 등도 판매하고 있다. 단순히 한국 편의점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한국적인 요소들을 반영하여 다가간 것이다. 또한 필리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과 음식 역시 구비하고 있어 한국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이외에 일반 소비자들도 매장을 찾고 있다. ‘뻔한마트’는 말 그대로 일반 편의점처럼 ‘뻔한’ 제품을 판매하면서도 동시에 ‘펀한(Funhan)’ 한국을 판매하여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참고자료
-
《Inquirer.net》 (2023. 7. 20). PH 7-Eleven operator expects 2023 earnings to beat year-ago record,  https://business.inquirer.net/411226/ph-7-eleven-operator-expects-2023-earnings-to-beat-year-ago-record
- 《Euromonitor.com》 (2023. 8. 4). The Promise of the Philippines: A Retail Success Story, https://www.euromonitor.com/article/the-promise-of-the-philippines-a-retail-success-story
- Philstar.com》 (2024. 4. 9). Alfamart accelerates growth with more aggressive expansion,  https://www.philstar.com/business/2024/04/09/2346239/alfamart-accelerates-growth-more-aggressive-expansion
- 세븐일레븐 필리핀, https://www.7-eleven.com.ph/
- Out of Town Blog, https://outoftownblog.com/convenience-stores-in-the-philippines/
- https://www.facebook.com/FunHanMartPh/
- https://www.ufranchiseasia.com/post/3-finger-heart-worthy-trivias-about-funhan-mart
- https://samgyupsalamat.ph/branch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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