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서귀포시] 대정향교

2026. 5. 10. 06:22한국/여행

 

제주도는 조선시대 ‘제주목, ‘대정현, ‘정의현’으로 나뉘었으며, 각 지역에 하나씩, 총 향교 3곳이 설립되어 현재까지 남아 있습니다. 향교는 조선시대에 공자와 성현들께 제사를 지내고, 인재를 양성하던 국립 교육기관입니다. 제주 시내에 위치한 제주향교는 1392년(태조 1년)에 창건된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향교입니다. 제주향교와 전주향교에는 특별하게 공자, 증자, 맹자, 안자, 자사 등 ‘5성(五聖)’ 아버지 위패를 모시는 계성사(啓聖祠)가 별도로 건립되어 있습니다. 계성사는 유교 실천 윤리 중 하나인 ‘효(孝)’를 상징하는 공간입니다. 

▲방문한 대정향교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10시부터 16시까지 개방됩니다. 

제주에 있는 향교는 바람이 많고 돌이 많은 지역 특성상, 육지에 있는 향교보다 담장이 낮고 현무암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진은 대정향교 정문 역할을 하는 대성문으로, 보통 향교는 홍살문을 지나 외삼문-명륜당-내삼문-대성전 순으로 건물이 배치되지만, 대정향교는 입구에 외삼문 대신 대성문이 세워져 있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과거에는 홍살문과 외삼문이 존재했으나, 향교 앞쪽으로 도로가 나고 주변 지형이 변하는 과정에서 사라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명륜당(明倫堂)은 유생들이 공부하던 교육 공간이며, 대성전(大成殿)은 공자를 비롯한 성현들의 위패를 모신 제향 공간입니다.

▲명륜당과 대성문 옆으로는 유생들이 생활하던 기숙사 중 하나인 서재(西齋)가 있습니다. 

▲명륜당 오른쪽으로 동재(東齋)가 있습니다. 추사(秋史) 김정희가 제주 유배 시절 대정향교에서 유생들을 가르치며, 공부하는 사람은 응당 의문을 가져야 한다면서 의문당(疑問堂)이라는 현판을 쓰기도 했습니다. 그 현판을 동재에 걸었다고 전해지며, 해당 현판은 현재 대정향교가 아니라 제주추사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제주추사관에 전시되어 있는 의문당(疑問堂)’ 현판입니다.

▲명륜당 앞에는 내삼문이 있으며, 내삼문을 지나면 대성전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향교들은 앞쪽에 대성전을 두고 뒤쪽에 명륜당을 두는 전묘후학(前)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대정향교 건물 배치는 지형적 특성에 맞춰 조정된 전학후묘(前) 형식을 띠고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대정향교는 뒤편 단산(바구니오름) 경사면을 따라 건물을 배치했기 때문에 평면적인 구조가 아니라 단차를 둔 수직적 구조입니다. 현재 기준 명륜당-내삼문-대성전이 일직선으로 축을 이루며, 위로 갈수록 건물 위계가 높아지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대성전에는 5성(五聖)’을 비롯하여 송조 4현(宋朝四賢), 해동 18현(十八賢) 위패가 모셔져 있습니다.

▲내삼문을 지나면 사진처럼 대성전을 볼 수 있습니다. 매년 봄과 가을에는 성현들에게 제사를 지내는 석전대제(釋奠大祭)가 대성전에서 열립니다. 춘기석전은 음력 2월 첫 번째 정(丁)일에, 추기석전은 음력 8월 첫 번째 정(丁)일에 열리며, 2026년 춘기석전은 3월 24일에 열렸고, 추기석전은 9월 16일에 열릴 예정입니다. 석전은 보통 10시에 시작하여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소요됩니다. 놓을 석(釋)과 제사 지낼 전(奠)을 쓰는 석전(釋奠)은 채소와 술을 제단에 차려놓고 올리는 의식이라는 뜻입니다. 우리 석전대제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무형문화재 제85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완벽한 유교 제례 의식입니다.

▲제주향교 석전대제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지사를 비롯하여 지역 내 주요 인사가 초헌관(初獻官)을 맡아 제를 올리는 것이 오랜 관례입니다. 초헌관(初獻官)은 석전대제나 종묘제례 같은 국가적 제사 의례에서 가장 먼저 술잔을 올리는 첫 번째 제관을 말하며, 초헌관에 이어 아헌관(亞獻官), 종헌관(終獻官) 등이 있습니다. 이는 조선 시대에는 제사 등급에 따라 임금이나 고을 수령이 맡았던 매우 명예롭고 책임이 막중한 직책이었습니다. 

유교 건축에서는 대성전을 명륜당보다 더 신성하고 위계가 높은 곳으로 여깁니다. 따라서 성현을 모시는 예(禮)를 우선시하기 위해 보통 공자를 비롯하여 증자, 맹자, 안자, 자사 등 ‘5성(五聖)’과 기타 성현들 위패를 모시는 대성전이 입구와 가까운 앞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정향교처럼 산지나 경사진 땅에서는 높은 쪽에 대성전을 둡니다. 경상남도 창원향교 역시 ‘전학후묘(前學後廟)’ 배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향교로, 창원향교 역시 입구 쪽은 높고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낮아지는 지형적 특성을 반영하여 건물을 배치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석전대제 때가 되면 제주향교의 경우,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초헌관(첫 잔을 올리는 역할)을 맡아 제를 올리는 것이 오랜 관례입니다. 이는 지역 사회에서 향교의 위상을 보여줍니다. 초헌관(初獻官)은 석전대제나 종묘제례 같은 국가적 제사 의례에서 가장 먼저 술잔을 올리는 첫 번째 제관을 말합니다. 세 명의 헌관(초헌관, 아헌관(亞獻官), 종헌관(終獻官) 조선 시대에는 제사의 등급에 따라 임금이나 고을의 수령이 맡았던 매우 명예롭고 책임이 막중한 직책입니다.

대정향교는 산방산 자락 아래 자리 잡고 있어 뒤로는 웅장한 바위산이, 저 멀리 사계리 푸른 바다가 펼쳐집니다. 거대한 바위산인 산방산이 향교를 포근하게 감싸고 있으며, 앞으로는 사계리 바다가 펼쳐집니다. 대정향교는 1420년(세종 2년)에 창건된 이후 무려 다섯 번이나 자리를 옮겼습니다. 처음에는 대정현성 안에 있었으나, 식수 문제나 바람 문제 등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으며, 1653년(효종 4년)에 현재 자리에 들어섰습니다.

▲작년 기준 전국에는 총 234개 향교가 남아 있습니다. 향교는 유교 문화를 계승해 온 우리 역사·문화의 산실이지만 고령화 등에 따른 운영 인력과 자생력 부족, 유교 및 전통문화에 대한 대중 관심 저하 등으로 문화적 가치를 보존 및 계승하는 데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다행히 작년 9월 16일 성균관·향교·서원 전통문화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제1차 성균관·향교·서원 전통문화 계승·발전 종합계획’이 발표됐습니다. 이는 2024년 1월부터 시행 중인 ‘성균관·향교·서원 전통문화의 계승·발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5조에 근거해 마련한 첫 번째 법정 종합계획으로, 향후 향교라는 문화재 보호 및 복원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대정향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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