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핑에서 열린 ‘2024년 레인타운 영화제(Raintown Film Festival 2024)’

2024. 9. 29. 00:11말레이시아/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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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핑 구(舊) 역사

말레이시아 영화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피. 람리(P. Ramlee)로, 출생증명서에는 뜬꾸 자카리아 빈 뜨꾸 냑 뿌테(Tenku Zakaria bin Teuku Nyak Pute)라고 기록되어 있다. 피. 람리는 말레이시아 영화사에서 중요한 인물로 <나의 아들 사잘리(Anakku Sazali)>로 1957년에 아시아 필름 페스티벌 최고 남자배우상을 수상했으며, 1959년 ‘<총각 전사(Pendeka Bujang Lapok)>로 베스트 아시아 코미디 필름상도 받았다. 또한 1955년까지 27개 작품에 출연하면서 말레이시아 영화 황금기를 이끌었다. 피. 람리는 배우만이 아니라 작사·작곡가 그리고 가수로도 활동했다. 직접 출연한 영화 <항투아(Hang Tua)>는 1957년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후보작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해당 영화 삽입곡으로 아시아태평양영화제에서 최고 음악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영화사에 화려한 시기도 있었으나 현재 말레이시아 영화계는 피. 람리 생전만 못한 상태이다. 

영화관 거리(Theater Road)

한국에서도 다음 달 2일이면 말레이시아 영화를 만나볼 수 있다. 10월 2일에 개막하는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10대 청소년 이야기를 다룬 특별기획 프로그램 '10대의 마음, 10대의 영화'를 선보인다. 10대 이야기를 다룬 작품 중에는 2023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대상 수상작 <호랑이 소녀(Tiger Stripes)>도 포함되어 있다. 이 영화는 런던영화학교를 졸업한 말레이시아 아만다 넬 유(Amanda Nell EU) 감독 작품으로, 이번 영화는 감독이 연출한 첫 장편 영화이다. 1874년 영국 계획 아래 건설된 ‘말레이시아 첫 계획도시’인 말레이시아 타이핑(Taiping)에서도 얼마 전 영화제가 열렸다. 타이핑에는 말레이시아 첫 박물관(1883년)과 첫 기차역(1885년)이 있고, 1961년에는 말레이시아 첫 동물원도 들어섰다. 또한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타이핑에는 캐피털 시네마(Capital Cinema), 리도 시네마(Lido Cinema) 등 7개 단관 극장이 있는 이른바 ‘영화관 거리(Theater Road)’도 있었다.

타이핑 몰(Taiping Mall) 파라곤 시네마(Paragon Cinema)

이러한 타이핑 파라곤 시네마(Paragon Cinema)에서 지난 9월 13일부터 15일까지 ‘2024년 레인타운 영화제(Raintown Film Festival 2024)’가 열렸다.  처음으로 열린 ‘레인타운 영화제’는 타이핑 건설 1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 일환으로, 이번 영화제에는 장편 5편, 단편 6편 그리고 다큐멘터리 1편이 상영됐다. 한 작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타이핑을 배경으로 하거나 타이핑 출신 감독이 연출한 작품들이었다. 영화제 시작을 알린 작품은 뚠꾸 모나 리자(Tunku Mona Riza) 감독이 2023년에 연출한 <레인 타운(Rain Town)>이었다. 이 영화는 타이핑에 사는 중국계 가족을 통해 평범한 가정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사건, 그리고 가족애를 그려냈다. <레인 타운>은 말레이계 감독이 처음으로 연출한 중국어 영화라는 영화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또한 영화에서는 말레이계, 인도계, 중국계가 모두 모여 타이핑 전통 놀이인 ‘레인 벳팅(Rain-Batting)’을 통해 말레이시아 사회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lt;노총각 예술가들&gt; 관람 중인 관객들: 레인타운 영화제 페이스북

그 외 쿠 엥 요우(Khoo Eng Yow) 감독이 2004년에 연출한 <아 큐 더 디거(Ah Kew The Digger)>, 호 유항(Ho Yuhang) 감독이 2006년 연출한 <레인 도그(Rain Dogs, 한국 개봉명: 여우비)> 그리고 2015년에 썬-J 페루말(Sun-J PERUMAL) 감독이 연출한 <자갓(Jagat)>이 상영됐다. 영화 상영 이후 마련된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영화와 타이핑에 대한 이해를 확장할 수 있었으며, 2023년작인 <이미그런츠(Immigrants)> 감독(Ken Kin Ng)을 초청해 누구나 감독이 될 수 있다!(Everyone Can Be a Director!)’ 워크숍을 열어 미래 영화학도들을 격려했다. 말레이시아 최초 공원인 타이핑 호수 공원(Taiping Lake Gardens)에서는 앞서 언급한 피. 람리 감독이 1961년에 연출한 <노총각 예술가들(Seniman Bujang Lapok)>을 상영했다. 이번 영화제는 타이핑 지역 기업과 감독 그리고 지역 예술에 관심이 많은 시민들 참여로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참고자료
- 《Free Malaysia Today》 (2024.9.10). Raintown film fest honours Taiping on the silver screen, https://www.freemalaysiatoday.com/category/leisure/2024/09/10/raintown-film-fest-honours-taiping-on-the-silver-screen/
- 《Options》 (2024.9.12). The inaugural Raintown Film Festival encourages Taiping residents to explore their home and discover its untold stories, https://www.optionstheedge.com/topic/culture/inaugural-raintown-film-festival-encourages-taiping-residents-explore-their-home-and
- 《The Straits Times》 (2024.9.18). #SHOWBIZ: Storied beauty of Taiping comes to life at inaugural Raintown Film Festival, https://www.nst.com.my/lifestyle/groove/2024/09/1107434/showbiz-storied-beauty-taiping-comes-life-inaugural-raintown-film
- 레인타운 영화제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raintownfilmfest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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