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필리핀 언론 반응

2024. 12. 6. 05:39필리핀/뉴스와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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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늦은 밤, 한국발 뉴스 하나가 여러 나라를 혼란에 휩싸이게 했다. 1979년 이후 45년 만에 계엄령이 선포되면서 각국 정부를 비롯하여 경제계와 언론계 등이 다양한 반응을 전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이와 관련하여 한국 정부로부터 어떠한 사전 통보도 받지 못했다면서 한국 정부가 규정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계엄령이 선포됐던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소개하면서 기괴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비상계엄 선포 후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에 계엄군이 들이닥쳐 입법부를 장악하려는 시도를 했다. 국회에서 계엄 해제 결의안이 통과되고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해제한 후에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국방부 관계자 등에게 소집해제를 지시하며 ‘중과부적’이라는 단어를 남기는 등 논란과 처벌이 예상되는 발언과 행적을 남기기도 했다. 

엄령 해제 이후 미 정부는 환영한다는 이야기와 함께 사전통보 없는 동맹 행동에 대한 신뢰를 문제로 거론했다. 미국만이 아니라 일본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도 이번 비상계엄령 관련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다. 필리핀 정부와 언론 역시 이번 비상계엄령 관련하여 소식을 전했다. 《ABS-CBN News》는 한국 윤석열 대통령이 화요일에 계엄령을 선포하며 야당을 ‘반국가세력(anti-state forces)’으로 규정하고 북한 위협에 보호하기 위해 이러한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이어 충격적인 발표는 40여 년 만에 한국에서 첫 계엄령 선포로, 여당과 야당이 예산안을 두고 갈등을 벌이는 와중에 나왔다고 전했다. 또한 국회의원 190여명이 국회에 들어가 계엄령 선포를 막고 철회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고, 헌법에 따르면 국회 다수가 요구할 경우 계엄령은 철회되어야 하지만, 이것이 실제로 이행될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해당 매체는 또한 주요 동맹국인 미 국무부가 한국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grave concern)’를 표명했으며, 국무부 관계자가 모든 정치적 분쟁이 평화적이고 법치에 따라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내용을 전했다. 《Inquirer.net》는 윤 대통령이 야당을 ‘정권 전복을 꾀하는 반국가 세력이라고 규정하며, 계엄령 발동은 자유 대한민국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같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이를 ‘잘못된 결정’이라‘국민과 함께 이를 막을 것이라고 언급한 내용과 함께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윤 대통령에 선포한 비상계엄령이 ‘불법적이고 위헌적’이라고 언급한 내용도 보도했다. 또한 중국 정부가 한국 내 체류 중인 자국민들에게 침착함을 유지할 것과 영국 정부 역시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발표한 내용도 함께 보도하면서 비상계엄령 선포에 대한 외국 소식도 전했다.

《GMA Network》는 필리핀 외교부가 비상계엄령과 관련하여 한국 내 필리핀인들에게 침착함을 유지하고 한국 정부 지침에 따를 것을 권고한다는 기사를 작성했다. 필리핀 정부는 주한 필리핀대사관을 통해 한국에 거주하거나 방문 중인 필리핀인들에게 해당 공지를 전달했다. 매체는 또한 비상계엄령과 관련하여 윤 대통령이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위협을 했는지 언급하지 않았으며, 대신 국내 정치적 반대 세력에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Inquirer.net》는 8일 기사를 통해 윤 대통령이 ‘반국가세력’과 ‘북한 위협’을 비상계엄령 근거로 내세웠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거의 제시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한 전직 미 외교관 말을 인용하여 윤 대통령은 심각하게 인기가 없고 비효율적인 지도자로, 추진하는 모든 일에 대해 국민의 지지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계엄령 발동은 정치적, 정책적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절박한 시도로 보이지만 매우 잘못된 방식으로 실행됐다”는 평가를 전했다.

《ABS-CBN News》는 4일 오전, 주한 필리핀 대사 말을 인용하여 한국 내 상황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테레사 디존-데베가 주한 필리핀 대사는 한국에는 약 68,000명에 달하는 필리핀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현재 한국 입국과 출국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해당 매체는 또한 윤 대통령과 여당이 내년 예산을 놓고 야당과 심각한 대립 중에 있으며, 지난주 야당이 대폭 삭감한 내년 예산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고 전했다. 이어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주 갤럽 조사에서 19%로 떨어졌으며, 많은 국민들이 경제 문제와 영부인 김건희와 관련된 논란에 대한 불만이 지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Philstar》 역시 필리핀 외교부 에두아르도 데 베가 차관 말을 인용하여 한국 여행을 취소할 필요가 없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데 베가 차관은 한국에서 계엄령이 잠시 선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여행을 취소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GMA Network》는 5일 기사를 통해, 윤 대통령이 속한 여당 국민의힘 지도부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 해임과 내각 전체 사퇴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한국 최대 노동조합 연합체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윤 대통령이 사퇴할 때까지 파업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하면서 더 많은 시위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안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비상계엄령을 방송을 통해서 알았다며, 계엄령 철회에 대해 안도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또한 한국 정부는 강력한 민주주의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야당들은 윤 대통령 사퇴를 요구하며, 대통령이 바로 ‘내란 주동자’라고 비난했다. 매체는 한국은 아시아에서 주요 서방 동맹국이자, 독재 정권이 지배적인 지역에서 중요한 민주주의 보루로 간주되고 있으며, 그렇기에 해외에서도 우려 속에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The Manila Times》늘 Not a Korean telenovel’라는 칼럼을 통해 이번 사건을 언급했다. 해당 칼럼은 한국과 관련하여 농구, 학살, 그리고 민주화 운동이라는 주제어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필리핀에서도 유명한 신동파 선수와 광주민주화운동 그리고 최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에 대해서 언급했다. 이어서 한국 내 소식을 인용하여 한국은 독재를 벗어던진 후 눈부신 발전을 이루며 오늘날의 기술적, 문화적 강국으로 도약했으며, 이러한 성과는 국회 앞에 신속히 모여 추운 날씨 속에서 군대를 마주하며 계엄령 선포를 철회시킨 용감한 한국 국민들 공로라는 내용을 언급했다. 이어서 자유는 이렇게 쟁취되고, 또한 이렇게 유지되며 그것은 정치에 대한 국민 관심과 이를 지속하고자 하는 강인한 정신을 통해 가능하다고 칼럼을 맺었다. 필리핀에서 보도되는 관련 내용을 놓고 볼 때 한국은 경제적으로 성취를 이루었지만 정치적으로는 더 나아가야 하며 이는 미국을 위시로 하는 동맹과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자료
- 《ABS-CBN News》 (2024. 12. 3). South Korea president declares emergency martial law, https://www.abs-cbn.com/news/world/2024/12/3/south-korea-president-declares-emergency-martial-law-2202

- 《Inquirer.net》 (2024. 12. 3). South Korean president declares emergency martial law, https://globalnation.inquirer.net/257279/south-korean-president-declares-emergency-martial-law
- 《GMA Network》 (2024. 12. 4). DFA tells Pinoys in South Korea to stay calm amid martial law, https://www.gmanetwork.com/news/pinoyabroad/content/928923/dfa-tells-pinoys-in-south-korea-to-stay-calm-amid-martial-law/story/
- 《Inquirer.net》 (2024. 12. 4). What we know about South Korea’s martial law, https://globalnation.inquirer.net/257312/what-we-know-about-south-koreas-martial-law
- 《ABS-CBN News》(2024. 12. 4). South Korea ‘back to normal’ after short-lived martial law: envoy, https://www.abs-cbn.com/news/world/2024/12/4/south-korea-back-to-normal-after-short-lived-martial-law-envoy-1118
-  《Inquirer.net》 (2024. 12. 4). No need to cancel S. Korea trips but Filipinos must be cautious, https://globalnation.inquirer.net/257367/no-need-to-cancel-s-korea-trips-but-filipinos-must-be-cautious-dfa
-《Philstar》 (2024. 12. 4). South Korea remains safe for travelers, says DFA official, https://www.philstar.com/headlines/2024/12/04/2404993/south-korea-remains-safe-travelers-says-dfa-official
- 《GMA Network》 (2024. 12. 4). South Korean president faces impeachment calls after martial law debacle, https://www.gmanetwork.com/news/topstories/world/928942/south-korean-lawmakers-call-to-impeach-president-yoon-after-back-track-on-martial-law/story/#goog_rewarded
- 《The Manila Times》 (2024. 12. 5). Not a Korean telenovela, https://www.manilatimes.net/2024/12/05/opinion/columns/not-a-korean-telenovela/2016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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