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낭] 홍콩 1987(HONG KONG 1987)

2025. 2. 20. 00:18말레이시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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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 안입니다.

▲6일 전에 새롭게 문을 연 곳을 지나쳐 갑니다. 

▲오늘 목적지는 작년 11월 7일에 문을 연 홍콩 1987(Hong Kong 1987)입니다. 식당은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하고 있습니다. 홍콩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많은 홍콩인들이 떠났으며 이 식당 사장님(King Pak) 역시 그러한 분 가운데 한 분입니다. 

▲상호에 적힌 1987이라는 숫자를 보니 2017년에 개봉한 영화 <1987>이 생각납니다. 1987년은 고(故)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시작으로 6월 항쟁까지 벌어졌던 대한민국 현대사 중 분수령이 된 사건들이 발생했던 때이기도 합니다. 멀지 않은 과거에 발생한 사건은 아직 청산되지 않았고 여전히 우리에게 영향을 주고 있기도 합니다. 

▲해당 연도를 홍콩과 관련하여 생각하니 1996년에 개봉한 영화 <첨밀밀(甛蜜蜜)>이 떠오릅니다. 영화 속 주인공 이요(장만옥 분)는 열심히 일해서 3만 홍콩달러를 모았고 주식에 투자를 합니다. 하지만 홍콩 증시가 폭락하면서 잔고가 89 홍콩달러에 불과한 상황에 처하게 되고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게 됩니다. 영화 속 사건은 1987년 10월, 미국에서 발생한 ‘블랙먼데이(Black Monday)’와 연결된 것으로, 당시 10월 19일 하루에만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508포인트나 하락하면서 시가총액 중 1/5이 사라졌습니다. 이 충격은 홍콩만이 아니라 전 세계 시장을 강타했고 영화 <첨밀밀>에 등장했던 장면 역시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했습니다.  

▲이 식당 음식은 기본적으로 홍콩, 마카오 그리고 광둥성 일부에서도 볼 수 있는 차찬텡(茶餐廳) 방식입니다. 차찬텡은 합리적인 가격에 홍콩 요리와 홍콩식 서양 요리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홍콩에 등장한 식문화입니다. 이후 1950~60년대에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1990년대 이후 호주, 미국, 영국, 캐나다로 이주한 홍콩인들이 늘면서 해당 국가에서도 차찬텡 파는 곳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C01(HK Hot Milk Tea)은 9.9링깃입니다. 단맛 정도를 선택할 수 있으며 설탕은 별도로 제공됩니다.

▲C10(HK ICE Milk Tea)는 11.9링깃입니다. 

B14(Polo Bun with Butter)는 9.9링깃으로, 버터 없이 주문하면 6.9링깃입니다. 폴로 번은 매우 맛있다고 할 정도는 아니 준수한 정도로 생각됩니다.

A6(Stir fried Noodle with Soy Sauce Supreme)은 21.9링깃으로 먹었던 음식 중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보통 불맛이라고 부르는 웍 헤이(鑊氣)가 충분히 느껴지는 요리였습니다. 웍 헤이(Wok Hei)는 원래 광둥어에서 기인한 단어로, 불맛이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 맛보다는 향에 가까운 것으로 생각됩니다. 불맛을 내려다가 탄맛이 나는 경우도 많아서 맛에 적당히 향을 더해주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N3(Claypot Garlic Pokrib Rice)는 25.9링깃으로 간이 세지 않아서 편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사진 속 그릇인 클레이팟(煲仔)에 조리하는 방식은 광둥 지역에서 흔한 방식 중 하나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바닥에 있는 밥이 눌어붙는다는 점에서 한국 돌솥비빔밥을 생각나기도 하지만 맛은 꽤 다른 편입니다.

▲주문은 식탁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하여 가능하며 표기된 가격에 봉사료나 세금이 추가되지는 않습니다. 이 날은 두 번째 방문한 날로 앞서 먹었던 얌차는 피도 두껍고 생각보다는 별로였던 기억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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