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8. 26. 06:00ㆍ말레이시아/뉴스와 통계

말레이시아 이민국(Jabatan Imigresen Malaysia, JIM)이 최근 전국적으로 불법 체류자 단속을 대폭 강화하며 이와 관련된 복잡한 사회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다. 전국적으로 진행된 잇따른 단속에서 수많은 외국인 노동자가 체포된 가운데, 이민 당국은 불법 체류 근절 의지를 표명하고 있으나, 수백만 명에 달하는 불법 체류자 규모와 이들 노동력에 대한 의존, 그리고 인권 문제까지 얽혀 복잡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5월 7일, 쿠알라룸푸르 이민국은 한 건설 현장에서 대규모 단속을 벌였다. 이민국은 불법체류자에 대한 신고를 받고 일주일간 감시한 끝에 단속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현장에 있던 외국인 노동자 200명 중 60명이 이민국으로 이송됐으며, 이들은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미얀마, 인도 출신으로 대부분 체류 기간 초과, 비자 남용 또는 무허가 상태였다.
8월 6일에는 페낭 심팡 암팟(Simpang Ampat)에서 합동단속이 실시되어, 공장에 있던 749명 중 307명이 관련 법규 위반 혐의로 이민국으로 이송됐다. 이들 대부분은 방글라데시 출신(306명)과 네팔 출신(1명)이었으며, 위반 내용은 허가증 오용, 무허가 장소 근무, 허가증 만료, 여행 서류 미소지 등이었다. 특히 청소업 근로 허가증을 소지하고 공장에서 근무한 사례가 가장 많았다.
조호 이민국은 조호바루 시내 식당, 상점 등에서 8월 15일에는 ‘Ops Sapu’를 20일에는 ‘Ops Selera’와 ‘Ops Kutip’ 단속 작전을 펼쳐 미얀마,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필리핀 국적 외국인 노동자 71명을 구금했다. 이들은 대부분 유효한 비자 없이 체류하거나, 합법적 체류 기간을 초과 또는 노동비자 없이 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불법 체류자를 숨겨주거나 고용한 말레이시아인 3명도 체포됐다.
끄다(Kedah) 끄다 이민국 또한 8월 21일 ‘Ops Mahir’ 작전을 통해 쿨림(Kulim) 내 한 전기 부품 제조 공장에서 외국인 노동자 52명을 체포했다. 끄다 이민국 국장 모흐드 리쥬완 모흐드 자인(Mohd Ridzuwan Mohd Zain)은 시민들 제보를 바탕으로 단속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말레이시아 이민 당국은 여러 주에 걸쳐 대규모 단속을 동시에 진행하며 불법 체류 문제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아세안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 노동자를 받는 국가 중 하나다. 외국인 노동자 수는 지난 수년간 200만 명에서 320만 명 사이를 오가며, 이들은 전체 노동력 가운데 약 15%를 차지하며 있다. 이들 대부분은 농업, 건설, 제조업 등 말레이시아인들이 기피하는 ‘3D 업종’에서 저임금 노동력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민국 통계에 따르면, 2024년 9월 기준 말레이시아에는 약 247만명(2,470,781명)에 달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있으며, 불법 노동자 규모는 최소 120만명에서 최대 3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단속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국가 안보, 사회 질서 유지, 그리고 고용 시장 혼란을 막기 위한 목적이 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공공 안전을 명분으로 불시 단속을 정례화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말레이시아 국민들 불만 역시 단속 관련 주요 동기가 되고 있다.
현재 말레이시아 내 외국인 노동자 가운데 약 37%는 방글라데시 국적자로, 80만명 이상이 임시 취업 허가증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2022년과 2023년 사이 말레이시아에 입국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올해 말까지 외국인 노동자 비율을 15%로 유지하고 2026년부터는 10%로 축소 예정이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정부가 행하는 단속 강화 조치는 인권 단체들 우려를 사고 있다. 말레이시아 이민법은 난민, 망명 신청자, 인신매매 피해자 등을 미등록 이주민과 구분하지 않고 모두 ‘불법체류자’로 간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적법한 사법 절차 없이 장기간 구금될 수 있으며, 구금 시설 내 열악한 위생 환경과 폭력 및 학대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다.
국제 인권 단체들은 말레이시아가 1951년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과 1967년 의정서에 가입하지 않아 난민 보호를 위한 명확한 국내 법적 기반이 미비하다고 지적한다. 이로 인해 난민과 망명 신청자는 불법체류자 취급을 받아 구금과 강제 송환 위험에 계속 노출되는 실정이다. 이에 국제사회와 인권단체들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인권 보호와 국가 안보를 균형 있게 고려한 정책을 마련하고, 불법 체류자 문제 해결 과정에서 인권 존중과 인도적 절차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불법 체류 외국인 자발적 귀국을 장려하기 위해 2025년 5월 19일부터 2026년 4월 30일까지 ‘자진출국프로그램(PROGRAM REPATRIASI MIGRAN 2.0)’도 시행 중이다. 신청은 말레이시아 내 이민국 14곳에 방문 접수로만 가능하며, 신청자는 유효한 여권 및 14일 이내 귀국 항공권이 필요하다. 적법한 비자 없이 입국하거나 체류한 경우, 또는 체류 기간을 초과한 경우 벌금 500링깃이 부과되며, 비자 조건 위반 시에는 벌금 300링깃이 부과된다.
1차 ‘자진출국프로그램(PROGRAM REPATRIASI MIGRAN)’은 2024년 3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시행된 바 있으며, 2024년 3월 1일부터 3월 21일까지 불법 외국인 노동자 19,515명이 등록했으며, 이 중 약 13,760명이 기간 내에 귀국했다. 2024년 12월까지 27,000명 이상이 외국인이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본국으로 돌아갔으며, 이들은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네팔 순으로 그 수가 많았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번 2차 ‘자진출국프로그램(PROGRAM REPATRIASI MIGRAN)’을 통해 불법 체류 문제가 완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말레이시아의 불법 체류자 단속은 강경한 입장과 함께 인권 보호 요구가 충돌하는 복합적인 현상임이 드러나고 있다. 앞으로 정부가 국가 안보와 인권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조화롭게 잡을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참고자료
- https://www.thestar.com.my/news/nation/2024/12/05/over-24-million-foreign-workers-in-the-country-as-of-sept-parliament-hears
- https://www.nst.com.my/news/crime-courts/2025/05/1212726/60-foreign-workers-detained-following-raid-construction-site-kl
- https://www.nst.com.my/news/crime-courts/2025/08/1256418/raid-factory-uncovers-ruse-deploy-foreign-workers-beyond-work
- https://www.nst.com.my/news/crime-courts/2025/08/1261302/37-undocumented-migrants-detained-johor-immigration-operations
- https://www.thestar.com.my/news/nation/2025/08/19/foreign-worker-quota-open-until-dec-31-for-three-main-sectors-10-subsectors
- https://www.thestar.com.my/news/nation/2025/08/21/thirty-four-foreigners-detained-for-working-illegally-at-johor-baru-medical-centre
- https://www.bernama.com/en/crime_courts/news.php?id=2459222
- https://www.thevibes.com/articles/news/112016/bangladeshi-workers-make-up-largest-group-of-foreign-labour-in-malay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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