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1. 15. 00:09ㆍ인도네시아/뉴스와 통계

2023년 10월 2일 화려하게 개통한 인도네시아 첫 고속철도인 ‘후시(Whoosh)’가 국가 재정을 위협하는 거대한 부채 문제로 신음하고 있다. 현재 73억 달러(약 10조 4100억 원)에 달하는 빚과 매년 누적되는 손실로 인해 인도네시아 고속철 프로젝트가 중국이 파놓은 ‘부채 함정’에 걸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실상은 훨씬 더 복잡하다.
인도네시아 고속철 ‘후시’는 ‘Waktu Hemat, Operasi Optimal, Sistem Handal’ 약자로, 자카르타에서 반둥까지 142.3km 구간을 시속 350km로 운행 중이다. 고속철이 운행되면서 기존 3시간이 걸리던 이동시간이 40분으로 단축됐다. 일일 3만 명 승객 운송을 목표로 출발한 고속철은 현재 하루 이용객 수가 1만 7천 명에서 3만 명 사이를 오가며 불안정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한 해 동안 고속철 운영을 담당하는 인도네시아 컨소시엄(Pilar Sinergi BUMN Indonesia, PSBI)은 2억 5,130만 달러(약 3,593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을 기록했다. 2025년 상반기에도 손실은 계속되고 있으며, 고속철 경제성에 대한 의문은 사업 시작 전부터 제기되고 있었다.
인도네시아 고속철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건설 비용이다. 인도네시아 고속철도 공사비는 km당 5,130만 달러(약 735억 원)로, km당 1,700만~2,100만 달러(약 243억~301억 원)였던 중국 고속철도 건살비보다 3배에 가까웠다. 공사비가 비싼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 책임보다는 인도네시아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먼저 토지 수용 비용만 10억 달러(약 1조 4,300억 원)에 이르렀다. 이러한 항목은 중국 고속철도 사업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는 중국 고속철도 사업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항목이다. 다음으로 수많은 터널, 다리, 습지, 고지대를 통과하는 복잡한 지형 조건이 건설 난제로 지적되었다. 마지막으로, 부패 문제가 사업 발목을 잡았다. 인도네시아 부패방지위원회(KPK)는 건설 과정에서 벌어진 비리에 대해 수사를 개시했다.
그렇다면 인도네시아 고속철 사업이 중국이 파놓은 ‘부채 함정’에 빠졌다는 지적은 어떻게 봐야 할까? 일본은 해당 고속철도 사업에 참여하고자 인도네시아 정부 입찰에 참여한 바가 있다. 고속철 사업과 관련하여 일본은 이자율 0.1%, 상환 기간 50년이라는 매우 조건을 제시했다. 반면에 중국은 원금에 대해 연 2%, 비용 초과분에 대해 이자율 3.4%를 제시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일본 제안을 거부하고 중국 제안을 선택했다. 개발도상국 대상 해외 인프라 차입 평균 이자율이 3~5% 수준임을 고려할 때, 중국 금리 조건도 국제 기준으로 볼 때 합리적이었다.

2025년 10월, 인도네시아 정부와 중국개발은행은 부채 구조 조정에 합의했다. 구체적으로 상환 기간을 기존 35~40년에서 60년으로 연장하고, 이자율을 인하하며, 달러 표시 부채 일부를 위안화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러한 조정으로 인도네시아 고속철 사업이 안고 있던 재정 부담이 경감되었다. 인도네시아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은 인도네시아가 연간 약 7,200만 달러(약 1조 2,000억 루피아)에 달하는 연이자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국부펀드 다난타라(Danantara)가 부채를 인수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한계가 있다. 승객 수 부족과 낮은 운영 효율성이라는 핵심 과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고속철도를 약 1,000km 연장할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노선을 자카르타가 위치한 자바 섬의 끝까지 확장하려는 구상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고속철 확장으로 인한 이동 시간 단축, 교통 혼잡 감소, 대기 오염 저감 등 사회적 이점을 고려할 때 재정 손실에도 불구하고 투자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 처한 적자 구조 개선 방안 없이 추가 투자를 진행하려는 계획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정보를 종합하면 인도네시아 고속철 문제는 중국이 파놓은 ‘부채 함정’이 아니라 전반적인 ‘운영 실패’ 사례로 평가된다. 중국이 제시한 금리 조건은 국제 표준에 부합하고, 인도네시아 정부는 일본이 제시한 더 나은 조건을 거절하고 중국 제안을 수용한 것은 정치적인 판단 결과이다. 비용 폭증 주요 원인도 토지 수용 비용, 복잡한 지형 조건, 그리고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부패 등 인도네시아 자체 문제점들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국가 차원에서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고자 한다면 사전에 철저한 타당성 조사, 명확한 재정 계획, 그리고 정확한 수요 예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 해당 사례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이다. 말레이시아 동부 해안철도(East Coast Rail Link) 사업처럼 유사한 사업들은 인도네시아 고속철 사례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 이동권 측면에서도 고속철 사업은 필요한 사업이지만 근거 없는 낙관주의와 철저하지 못한 계획은 국가 재정을 위협하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참고자료
- https://www.business-humanrights.org/en/latest-news/indonesia-jakarta-bandung-rail-project-criticized-for-failing-to-account-for-social-impacts/
- https://www.businesstimes.com.sg/international/asean/two-year-old-china-funded-bullet-train-fast-becoming-fiscal-time-bomb-indonesia
- https://asia.nikkei.com/spotlight/belt-and-road/indonesia-starts-talks-on-high-speed-rail-project-s-debt-with-china
- https://www.freemalaysiatoday.com/category/opinion/2025/10/17/indonesias-high-speed-rail-debt-a-cautionary-tale-for-the-ecrl
- https://www.scmp.com/week-asia/economics/article/3330083/indonesian-high-speed-railways-debts-spark-debate-over-who-should-pay-bill
- https://www.bloomberg.com/news/newsletters/2025-10-25/high-speed-rail-debt-poses-first-test-for-indonesia-s-danantara?embedded-checkout=true
- https://go.kompas.com/read/2025/10/31/161339274/indonesias-high-speed-rail-heavy-debt-mark-up-probe-and-next-steps
- https://www.channelnewsasia.com/asia/indonesia-whoosh-high-speed-rail-banyuwangi-surabaya-debt-funding-5450361
- https://en.antaranews.com/news/391389/kai-confirms-readiness-to-expand-whoosh-line-to-east-ja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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