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얄라 몰 'A-Reel Asia' 전략: 한국 영화가 필리핀 시장을 잡을 방법은?

2026. 2. 9. 11:25필리핀/뉴스와 통계

2026년 2월, 필리핀 마닐라 글로리에타(Glorietta) 쇼핑몰 내 아얄라 몰 시네마(Ayala Malls Cinemas)는 평소와 다른 활기로 가득하다. 필리핀 아얄라(Ayala) 그룹이 운영하는 ‘아얄라 몰 시네마’가 아시아 영화 전용 프리미엄 상영 플랫폼인 ‘A-Reel Asia’를 통해 한국 영화 <정보원(The Informant)>을 독점 개봉 중이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장덕수’로 필리핀 대중에게 유명해진 배우 허성태가 영화 <정보원> 주연을 맡았다.

그동안 필리핀 극장가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나 현지 타갈로그 영화(Tagalog Movies)가 장악해 왔다. 한국 영화를 포함한 아시아 콘텐츠는 두터운 팬덤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대형 배급망 대신 일회성 영화제나 짧은 이벤트로만 상영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한국 영화는 훌륭하지만 스크린에서 만나기 어렵다라며 현지 팬들은 오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하여 통계 조사 기관 Statista에 따르면, Statista에 따르면 2024년 필리핀 OTT 시장에서 한국 콘텐츠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극장 스크린에서는 미미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 이후 극장 회복이 더디던 상황에서 아시아 팬덤의 ‘대형 스크린 갈증’은 폭발 직전이었다. 이에 아얄라 몰은 아시아 콘텐츠의 높아진 위상을 반영하여, 아시아의 우수한 상업 영화와 예술 영화를 정식으로 수입해 독점 상영하는 플랫폼인 ‘A-Reel Asia’를 기획하게 되었다. 2025년 9월에 공식 출범한 ‘A-Reel Asia’ 핵심 전략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는 선정된 작품을 다른 극장 체인이 아닌 오직 아얄라 몰 시네마에서만 상영되는 독점 상영(Exclusive Release)이다. 이는 극장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특정 타겟 관객층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두 번째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화제작을 다룬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는 최신 사운드 시스템과 프리미엄 좌석을 도입하여 대형 스크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압도적인 몰입감을 제공함으로써 관객들을 다시 극장으로 불러모으고 있다. 

‘A-Reel Asia’는 2025년 9월 인도네시아 영화 <Gowok: Javanese Kamasutra>로 첫 선을 보였다. 자바 전통 문화와 현대 감성을 결합한 이 영화는 현지 관객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같은 해 11월에는 영화 <Tokyo MER>이 필리핀 관객들을 찾아왔다. 이 영화는 달리는 응급실에 소속된 긴급 구조단이 펼치는 활약을 그려낸 이 영화는 아얄라 몰 시네마가 갖춘 프리미엄 시설과 완벽하게 어울렸다. 그리고 2026년 2월 <정보원>이 세 번째 상영작으로 선정·개봉 중이다. 아얄라 몰 시네마는 첫 두 작품만으로 젊은 층(18-34세) 방문률 28% 증가, 전체 매출 17% 성장이라는 좋은 결과를 내놓았다. 향후 중국·인도 작품 추가와 연 12편 상영을 목표로 하고 있어 장기 성장이 기대된다.  

한편 필리핀 관객들에게 배우 허성태는 <오징어 게임>의 냉혹한 악당 ‘장덕수’로 각인되어 있다. 현지 언론사인 ABS-CBN과 인콰이어러(Inquirer)는 그의 이번 행보를 두고 “위협적인 악당에서 웃음을 주는 영웅으로 파격적인 변신(Villain to Comedy Hero)”이라며 보도했다. 특히 허성태가 인터뷰를 통해 “액션은 원빈처럼, 코미디는 주성치처럼 하고 싶었다”고 밝힌 대목이 필리핀 대중에게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화를 관람한 통신원 지인은 “장덕수의 무서운 얼굴로 저렇게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를 할 줄 몰랐다. 한국 배우들이 보여주는 연기력에 다시 한번 놀랐다”며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주요 상영관 입구에 화려하게 설치된 영화 <정보원> 포토존은 단순히 영화를 홍보하는 부스를 넘어, ‘체험형 소비’를 적극 반영한 공간이다. 필리핀 팬들은 단순히 영화를 감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콘텐츠와 함께 하는 결과물을 공유함으로써 소속감과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필리핀은 인구 대비 소셜 미디어 활성 사용자가 가장 많고 SNS 사용 시간이 세계 최장 수준을 기록하는 국가 중 하나인 만큼, 이러한 체험 공간의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관객들이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등 자신의 SNS 계정에 올리는 감각적인
인증샷’과 짧은 영상(Reels)은 기록을 넘어, 가장 강력하고 자발적인 ‘디지털 구전 마케팅(Viral Marketing)’ 수단이 되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잠재적 관객들 호기심을 자극하고 극장으로 발걸음을 유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며, 필리핀 내 한국 콘텐츠가 어떻게 오프라인 플랫폼과 결합해 폭발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 중심이었던 필리핀 극장가는 이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 또한 필리핀 내 한국 대중문화는 일시적 유행을 넘어 현지인들 일상에 깊숙이 안착하고 있다. 과거 특정 계층에 머물렀던 관심은 이제 전 세대가 함께 향유하고 소통하는 보편적 공감대로 진화했다. 아얄라 몰 시네마의 강력한 플랫폼 경쟁력과 한국 대중문화의 질적 우수성이 만난 이번 협업은, 일회성 흥행을 넘어 한국 영화가 필리핀 시장의 주류로 장기적인 뿌리를 내릴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번을 계기로 양국 문화 교류 지평을 한 차원 더 넓히고, 더 나아가 양국 국민이 서로를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공감하며, 향후 더욱 다채롭고 풍성한 문화적 협력을 함께 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자료
- 《Inquirer》 (2026. 2. 4). ‘Squid Game’ star Heo Sung-tae to lead buddy cop film ‘The Informant’, https://entertainment.inquirer.net/651632/squid-game-star-heo-sung-tae-to-lead-buddy-cop-film-the-informant
- 《Annyeong Oppa》 (2026. 2. 6). ‘The Informant’ starring Heo Sung Tae, is now showing exclusively at Ayala Malls Cinemas!, https://annyeongoppa.com/2026/02/06/the-informant-starring-heo-sung-tae-is-now-showing-exclusively-at-ayala-malls-cinemas/
- 《ABS-CBN》 (2026. 2. 6). Squid Game’s Heo Sung-Tae stars in action-comedy flick ‘The Informant’, https://www.abs-cbn.com/entertainment/showbiz/movies-series/2026/2/6/squid-game-s-heo-sung-tae-stars-in-action-comedy-flick-the-informant-1840
- 안녕 오빠 페이스북 계정(@TheAnnyeongOppa), https://www.facebook.com/TheAnnyeongOppa
- 아얄라 몰 시네마 페이스북 계정(@AyalaMallsCinemas), https://www.facebook.com/AyalaMallsCine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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