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4. 22. 09:40ㆍ필리핀/음식과 문화

많은 이들은 한국 대중문화가 필리핀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한 시기를 2000년대 초반으로 보고 있다. 특히 2005년 유튜브가 등장하면 서 필리핀을 포함한 다양한 나라 사람들이 한국 대중문화에 더 쉽게 접근하고 공유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지난 20년 사이 필리핀에서 한국 음악, 한국 음식 및 기타 한국 관련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필리핀인들도 이를 일상으로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수도권인 메트로 마닐라를 비롯하여 기타 도시들에서 한국 식당이나 한국 관련 카페를 찾아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런 추세 속에서 작년 2월 26일 매우 흥미로운 매장 하나가 문을 열었다. 문을 연 매장은 필리핀 수도권인 메트로 마닐라에서 차로 약 1시간 거리인 라구나 산타로사(Santa Rosa, Laguna)에 있는 사진관 마틸다 한복 앤 포토그래피(Mathilda’s Hanbok and Photography)다. 해당 매장은 한복 대여점이자 한옥 배경으로 사진 촬영이 가능한 사진관으로 마리아 엘리자베스 발데즈(Maria Elizabeth Valdez)와 그녀의 남편 조던 아폴로니오 발데즈(Jordan Apolonio Valdez)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
마틸다 한복 앤 포토그래피에서는 사진 촬영과 한복 대여 외에도 한국 전통을 주제로 하는 체험도 가능하다. 특히 아기 100일을 기념하는 백일, 또 1주년을 축하하는 돌잔치 상차림도 제공하고 있다. 사진관에서는 백일(Baek-il)과 돌잔치(Doljanchi)라는 단어를 한국어 발음 그대로 표기하고 있으며 필리핀에서는 생소한 백일상과 돌잔치 등 부모와 아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한국적인 문화를 전파하는 데에 일조하고 있다.

사진관을 경영하고 있는 엘리자베스 발데즈 씨는 인터뷰를 통해 사진관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한국 문화와 한국인에 대한 애정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녀는 또한 “딸아이가 태어난 지 3개월, 100일부터 첫 번째 생일까지 매달 한복을 입혀주는 걸 좋아했다면서 매달 다른 한복을 입은 딸 사진을 찍어줬다”라고 밝혔다. 딸을 위해 한복을 여러 벌 구매했고 이후 추가로 더 구매하면서 처음에는 아동용 한복이나 한국 전통의상을 찾는 이들에게 이를 대여해 줄 생각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한 계획은 아동용만이 아니라 성인용 한복까지 대여하는 것으로 바뀌었고, 종국에는 한국식 실내장식을 갖춘 사진관을 차리는 것으로 귀결됐다. 발데즈 씨는 “백일, 돌잔치 등 한국 전통을 담은 사진 촬영은 자신과 한국인 친구가 같이 생각한 것”으로, “서울 출신인 한국인 친구(Miss Lee)가 한복을 포함하여 한국 관련 소품을 구매하는 데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라고 밝혔다. 사진관에서 사용하는 한복, 소품 등은 한국에서 구매하고 있으며, 목공예품 등은 필리핀에서 만든 것을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발데즈 씨는 백일 관련 촬영을 준비할 때 때 쌀, 소금, 백설기, 과일 등 백일상에 올라가는 음식들을 올리고 있으며, 아기도 한복을 입고 조바위(여아용)와 복건(남아용)도 착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데즈 씨는 백일에 대해 “한국인들은 아이가 100일을 넘기면 만족스럽고 풍요로운 삶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하면서, 돌잔치 촬영 때에는 한국처럼 실, 책, 오래된 금화 등을 아기 앞에 높고 돌잡이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발데즈 씨는 필리핀 내 한국 문화 인기에 대해서 “한국 드라마부터 삼겹살, 케이팝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이 필리핀인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또한 한복 대여를 원하는 고객과 사진관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통해 한국에 대해 관심 많은 필리핀인들이 많다는 것도 체감 중이라고 밝혔다. 또 고객 대부분은 차량으로 한 시간 이상 걸리는 메트로 마닐라에서 오고 있지만 인근 지역 고객들 역시 늘어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발데즈 씨는 매장을 찾아와 한복을 대여하는 필리핀 고객들이 많고,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한복과 백일상 상차림 등을 주문하는 고객도 있다고 전했다. 그녀는 아기, 어린이, 엄마, 아빠 모두가 한복을 입고 사진 찍는 것은 모두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전했다. 발데즈 씨 말처럼 현재 필리핀 일상 한 부분이 된 한국 문화에 아이들을 위하는 부모 마음에 더해져서 필리핀 내 행복한 가정이 더욱 늘어나기를 바란다.
참고자료
- https://honoraryreporters.korea.net/board/detail.do?articlecate=1&board_no=17409&tpln=1
- https://www.korea.net/NewsFocus/HonoraryReporters/view?articleId=248131&pageIndex=1)
- https://www.facebook.com/mathildashanbokph/
'필리핀 > 음식과 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필리핀에 진출한 인생네컷 (4) | 2024.12.18 |
---|---|
필리핀에도 한강라면이... (2) | 2024.12.09 |
필리핀 소설 <에르미따> (12) | 2024.10.23 |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돌아보는 필리핀 영화 (14) | 2024.10.09 |
필리핀 빰빵가 대표 요리 시식(Sisig) (0) | 2024.0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