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5. 30. 11:44ㆍ한국/여행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에 있는 독립기념관입니다. 독립기념관은 1982년 8월 28일 각계 55명이 참석하여 ‘독립기념관 건립준비위원회’가 구성됐습니다. 동년 8월 31일부터 국민성금을 모으기 시작했고, 1983년 8월 15일 독립기념과 기공식까지 목표했던 500억원을 초과한 706억원이 걷혔습니다. 여기에 정부 지원금 246억원을 더해 총 1000억원으로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독립기념관은 원래 1986년 8월 15일 개장 예정이었지만 같은 해 8월 4일에 발생한 화재로, 일부가 불에 타면서 1년 늦은 1987년 8월 15일 개장했습니다. 당시 문화공보부가 추진한 독립기념관·국립현대미술관·예술의 전당 건립 및 중앙청 건물의 국립중앙박물관 이전·개관 등은, 1986 서울 아시안게임과 1988 서울 올림픽 대비 외국인 관람객 유치를 위한 문화시설 구축을 목적으로 시행된 사업이었습니다.

▲독립기념관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관람객을 압도하는 거대한 건축물인 겨레의 탑이 보입니다. 탁 트인 넓은 광장과 초록 빛깔 산을 배경으로 두 손을 모아 하늘을 향해 뻗은 듯한 탑을 보면 독립기념관에 온 것이 실감납니다. 독립기념관이 천안 목천에 건립된 것은 이 일대가 유관순, 조병옥, 이동녕 등 수많은 항일 독립지사들이 태어나 활동한 고장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독립기념관은 하절기(3월 ~ 10월)에는 9시 30분부터 18시까지, 동절기(11월 ~ 2월)에는 9시 30분부터 17시까지 관람 가능합니다. 정기 휴관은 매주 월요일(단,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개관)이며, 입장료는 없습니다. 애완동물(안내견 제외)은 출입이 금지되며, 자전거·인라인·킥보드 등 바퀴 달린 이동 수단도 금지됩니다.

▲독립기념관의 상징적 건축물인 겨레의 집입니다. 겨레의 집은 길이 126m, 폭 68m, 높이 45m에 이르는 규모이며, 맞배지붕양식을 본떠 설계되었으며 기와는 구리로 제작되었습니다. 겨레의 집 내부에는 조각가 김영중 선생이 만든 불굴의 한국인상이라는 한민족의 기상을 담은 거대한 조각상이 설치되어 있으며, 이 작품은 태극기를 들고 앞을 가리키는 인물을 필두로 여러 인물들이 그와 함께하는 형태의 군상인데 온 몸을 바쳐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열어주신 순국선열들의 얼을 형상화한 작품입니다.

▲겨레의 집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독특한 석조 구조물이 정면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거대한 돌문 너머로 풍경이 액자처럼 담기는데, 이곳에서 많은 관람객이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습니다.

▲독립기념관 야외에 조성된 태극기 한마당에 광복을 상징하는 815기의 태극기가 게양되어 있습니다. 한마당을 걷다 보면, 붉은빛인 안내 표지석이 하나가 눈에 들어오는데, 바로 ‘조선총독부 철거 부재 전시공원’ 방향을 알리는 안내판입니다.

▲수많은 태극기가 바람에 휘날리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전시공원의 입구와 안내판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전시공원은 과거 일제 식민통치의 핵심 상징이었던 조선총독부 건물을 1995년에 철거한 후, 그 잔해들을 이곳으로 옮겨와 전시한 공간입니다. 특히 잔해들을 지하 5m 깊이에 반매장하는 방식으로 배치하여, 일제 잔재를 청산하고 식민지 극복을 시각적으로 강조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원형 광장 형태로 푹 파인 지하 공간에 과거 총독부 건물에서 뜯어낸 석조 기둥과 장식들이 조각나 배치되어 있어 묘한 엄숙함과 함께 아프면서도 동시에 극복해야 하는 역사를 느낄 수 있습니다.

▲첨탑입니다. 과거 조선총독부 건물 가장 꼭대기 높은 곳에 위치해 권위를 자랑하던 그 첨탑이, 지금은 이렇게 관람객들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땅바닥 깊은 곳에 놓여 있습니다.

▲전시관 안내도를 보시면 겨레의 집 뒤편으로 전시관들이 반원 모양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제1관(겨레의 뿌리)부터 제6관(새나라세우기)까지 시대별, 주제별로 총 6개의 상설전시관이 있고, 그 외에도 MR독립영상관, 특별기획전시실, 함께하는 독립운동 체험관 등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안내도를 보며 동선을 미리 계획하고 움직이시는 것을 좋습니다.

▲제1전시관(겨레의 뿌리)은 바로 우리 민족의 기원과 고대 문화를 다루는 전시관입니다. 어두우면서도 세련된 조명 덕분에 역사의 터널로 들어가는 듯한 묘한 긴장감과 기대감이 생깁니다.

▲고려 시대 외침을 막아내고자 하는 염원을 담아 만든 팔만대장경 제작 및 보관 과정을 재현한 곳입니다. 나무 선반에 빽빽하게 들어찬 대장경판과 이를 관리하는 스님들의 모습이 실물 크기로 재현되어 있습니다.

▲경판에 한 자 한 자 새긴 뒤 한지를 대고 정성스럽게 인경(인쇄)하는 작업을 하시는 스님들의 진지한 표정까지 생생하게 살아있어, 당시 간절했던 선조들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했습니다.

▲판옥선(10,000원)과 태극기가 꽂힌 귀여운 독도(3,000원) 입체 퍼즐이 판매 중이었습니다. 그 이외에도 의미도 있고 다양한 기념품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실내 전시를 보고 야외로 나오면,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웅들의 기백 서린 동상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청산리 대첩의 영웅, 김좌진 장군 동상입니다. “조국을 향해 진군하라”라는 문구와 함께 칼을 쥐고 계신 모습에서 독립군을 이끌던 당당한 기개가 느껴집니다.

▲이어서 마주한 안중근 의사의 동상입니다. 하얼빈 의거의 주인공답게 당당한 풍채를 자랑하며, 기단에는 “국가의 안위를 마음으로 애쓰고 속을 태운다(國家安危勞心焦思)”라는 문구가 관람객들 가슴을 울립니다.

▲과거 상하이 홍커우(虹口) 공원에서 의거를 행하고 불꽃같은 삶을 산 윤봉길 의사 동상입니다. “사나이 뜻을 세워 집을 나가면 뜻을 이루기 전에는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丈夫出家生不還)”라는 비장한 글귀가 적혀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투표의 권리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보여주는 귀중한 역사적 사료입니다. 1948년 치러진 우리 역사상 최초의 민주적 선거인 5·10 총선거 홍보 포스터입니다. “총선거로 독립문은 열린다”, “기권은 국민의 수치”라는 문구에서 새로운 나라를 세우고자 했던 열망이 느껴집니다.

▲조선화보에 실린 투표 안내문을 통해 등록부터 투표함에 넣기까지의 과정을 사진과 함께 상세히 볼 수 있습니다.

▲거대한 태극기는 광복군 제3지대 대원들이 문명철 대원의 전임을 축하하며 조국의 완전한 독립과 승리를 다짐하는 글귀를 빽빽하게 적어 내린 ‘한국광복군 서명 태극기’입니다.

▲독립기념관에 이어 현충사를 찾았습니다.

▲경내를 따라 위로 올라가다 뒤를 돌아보니, 감탄이 절로 나오는 멋진 풍경이 펼쳐집니다.

▲계단을 모두 올라 드디어 현충사 본전에 도착했습니다. 화려하면서도 단아한 한국 전통 단청 위에 ‘현충사’라고 적힌 묵직하고 힘 있는 현판이 웅장하게 걸려 있었습니다. 많은 관람객들이 경건한 마음으로 내부를 들여다보며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뵙고 넋을 기리고 있습니다.

▲현충사 뒤편으로는 울창한 소나무 숲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고, 푸릇푸릇한 잔디 언덕 위로 역사적인 묘역과 석물들이 단정하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염티반점에서 든든하게 점심 식사를 마쳤다면, 가슴 묵직한 역사의 흔적을 따라 여유로운 오후 시간을 보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지로 인근 현충사나 독립기념관을 찾아가도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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