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29. 05:51ㆍ필리핀/역사와 사회
▲사진은 앙헬레스에 자리하고 있는 필리핀사회사박물관(Museum of Philippine Social History)입니다. 1880년대 착공하여 1890년에 완공된 이 저택은 마리아노 파민투안(Mariano Pamintuan)과 발렌티나 토레스(Valentina Torres) 부부가 아들에게 준 결혼식 선물이었습니다. 부부에게 저택을 선물 받은 아들 돈 플로렌티노 토레스 파민투안(Don Florentino Torres Pamintuan)은 1900년 앙헬레스 ‘알칼데(Alcalde)’를 지냈던 인물로, ‘알칼데’는 스페인인어로 ‘시장(市長)’으로 스페인 식민지기에 도시나 마을 행정과 사법을 담당하는 행정관을 뜻했습니다. 1992년부터 1998년 그리고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앙헬레스 시장을 역임한 에드가루도 파민투안(Edgardo D. Pamintuan)은 앞서 언급한 파민투안 가문 후손이기도 합니다.
▲안토니오 루나 장군(General Antonio Luna)은 파민투안 저택을 1899년 7월까지 필리핀군 사령부로 사용했습니다. 필리핀 초대 대통령 에밀리오 아기날도(Emilio Aguinaldo)가 미군과 교전에서 패배 후 딸락(Tarlac)으로 물러가자 미군은 앙헬레스를 점령하고 해당 저택을 1899년 11월 5일부터 지휘본부로 사용했습니다. 인천상륙작전으로 유명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General Douglas MacArthur) 아버지인 아서 맥아더 장군(General Arthur MacArthur)이 당시 미군 지휘관이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중에는 일본 자살특공대인 가미카제 대원들이 이 저택에 머물기도 했습니다. 당시 미국 언론을 통해 퍼진 가미카제는 태평양 전쟁 말기 일본군이 항공기를 이용한 자살 공격 전술 및 이를 위해 조직한 부대를 의미합니다. 가미카제는 한자로 ‘신풍(神風)’이라는 단어로, 1274년 원과 고려 연합군이 바다를 건너 떠난 일본 원정길에서 두 차례나 태풍을 만나 큰 피해를 입고 원정이 좌절된 것을 두고 “신이 일본에 보호한 것”으로 여겨 ‘신풍’이라 부른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우리에게는 가미카제로 알려져 있지만 일본에서는 가미카제보다는 ‘신풍특별공격대(神風特別攻撃隊)’라는 뜻으로 ‘신푸토쿠베츠코오게키타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사회사박물관은 1946년에는 사교장으로, 1949년에는 호텔이 되기도 했습니다. 1959년 파민투안 일가는 저택을 페드로 타블란테(Pedro Tablante)에 매각했으며, 저택은 1964년까지는 지방정부 사무실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필리핀 중앙은행(The Central Bank of the Philippines)은 1981년 저택을 매입하여, 1993년부터 2009년까지 은행 사무소로 활용했습니다. 저택은 2010년 6월 17일에 필리핀국가역사위원회(National Historical Commission of the Philippines)에 인도됐으며, 국가역사위원회는 2200만 페소(약 5억5000만원)을 들여 저택을 박물관으로 바꾸었습니다.
▲파민투안 저택에 있는 오래된 식탁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1899년 미군이 앙헬레스를 점령하고 저택을 군 지휘본부로 사용했습니다. 사진은 당시 미군 지휘관이던 아서 맥아더 장군입니다.
▲파민투안 가문 흔적이 드러나는 장식입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 저택은 아들 결혼 축하 선물로 지은 것이기에 가문을 나타내는 글자들이 장식 사이사이로 보입니다.
▲저택을 결혼 선물로 받은 돈 플로렌티노 토레스 파민투안(Don Florentino Torres Pamintuan)과 그의 두 번째 부인 사진입니다.
▲파민투안 가문 이외에 필리핀 지역 내 다양한 가옥 양식을 보여주는 디오라마들도 있습니다.
▲1 전시실에서는 파민투안 저택 역사를 살펴볼 수 있으며, 2 전시실과 3 전시실에는 필리핀 전통 직물과 의류 및 장신구, 그리고 베틀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4 전시실과 5 전시실에는 전통 가옥 모형과 전통 가구를 볼 수 있습니다. 6 전시실에서는 전통 필리핀 노래를 감상할 수 있고, 7 전시실에서는 필리핀 전통 놀이를 접할 수도 있습니다. 아울러 8과 9 전시실에는 필리핀 신화와 요리 도구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필리핀사회사박물관은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무료로 대중에게 개방됩니다. 넓지는 않지만 간단히 둘러보기에는 괜찮습니다.
▲사회사박물관 인근에는 성당(Holy Rosary Church)이 있습니다. 이 성당은 1877년에 착공하여 1896년 완공됐으며, 미군이 앙헬레스를 점령한 이후인 1899년 8월부터 1900년 12월까지는 미군 병원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이 성당에는 필리핀-미국 전쟁만이 아니라 스페인과 얽힌 비극적인 이야기도 있습니다. 필리핀과 미국의 전쟁만이 아니라 스페인과 얽힌 비극도 있습니다. 필리핀이 스페인 식민지이던 시기 이 성당 뒤편에서 필리핀 독립군들이 총살당하기도 했습니다.
▲과거 필리핀 정부 기록을 보면 현 사회사박물관, 즉 구 파민투안 저택에서 첫 번째 독립기념행사가 열렸다고 합니다. 1899년 6월 12일, 파민투안 저택에서 독립기념행사가 열린 것으로 되어 있는데, 2017년 발견된 자료인 라 인디펜덴시아(La Independencia)에 따르면 첫 번째 독립기념행사는 사진 속 성당에서 열렸습니다. 안토니오 루나 장군이 창간하고 편집을 맡은 라 인디펜덴시아는 1898년 9월 3일에 창간되어, 1900년 11월 11일에 마지막으로 발행된 당시 필리핀 독립군 공식 간행물이었기에 내용에 신빙성이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자료
- https://newsinfo.inquirer.net/720794/museum-of-social-science-opens-in-angeles
- https://newsinfo.inquirer.net/904320/1st-anniversary-of-1898-independence-was-celebrated-in-churchyard
- https://www.philstar.com/other-sections/news-videos/2019/06/12/1925636/virtual-tour-pamintuan-mansion-enduring-witness-philippine-history
- https://business.inquirer.net/436217/iconic-structures-landmarks-that-shaped-the-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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